[초점]실적 좋은데 주가는 '뚝'…부진한 증시 극복 방안은?
올해 3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증시는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데 따른 여파다. 최근 국내 증시에 대한 영향력이 커진 중국 금융시장의 공포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22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컨센서스가 존재하는 344개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56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1.3%, 전분기인 지난 2분기 대비는 8.6% 증가한 수치다.

코스피 상장사들은 올해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후 3개 분기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2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6.09포인트(0.28%) 하락한 2150.17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한달 새 지수는 8% 넘게 떨어졌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악재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3분기 최대 실적 전망과는 달리 4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며 글로벌 펀더멘털(기초 체력) 동력이 둔화 및 약화되고 있다는 시그널들이 좀 더 명확해지고 있다"며 "향후 한국 경제와 기업이익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코스피시장의 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업종별로도 실적과 주가의 부조화가 강하다는 점도 우려할 점으로 지적됐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실적 전망이 우호적인 정보기술(IT)과 유통업종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실적이 악화된 조선 및 통신업종의 주가는 뛰고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전반의 자신감 부족으로 인해 호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증시가 단기간에 반등 국면으로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당분간은 글로벌증시 변동성에 따라 한국증시도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만약 미국증시가 약 5%의 추가조정이 나온다면 아무리 한국증시가 저평가됐다고 해도 나홀로 버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기업의 이익과 자산가치 등의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만큼 장기 투자는 추천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은택 연구원은 "경기침체기를 제외하면 이 정도 지수 수준에서 분할 매수했을 때 장기적으로 수익이 나지 않은 적이 없다"며 "경기침체가 없는 상황하에서 분명 한국증시는 저평가 매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도 이익 방향성을 고려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증권업계의 조언이다. 정명지 연구원은 "10월은 3분기 성적표를 받기도 하지만 올해를 마무리하는 분기의 첫 달이기도 하다"며 "따라서 이듬해 이익의 방향성을 함께 고려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 추정하는 2019년 실적 증가 업종은 미디어, 유통이 대표적"이라며 "3분기 호실적 대비 낙폭이 큰 IT와 함께 내년 실적이 기대되는 이들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때"라고 추천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