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오는 23~25일 수도 리야드에서 개최하는 투자유치 행사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에 대한 해외 각국의 ‘보이콧’(참석 취소)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참혹하게 살해했다는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들이 드러나서면서 미국 영국 프랑스 재무장관이 추가로 불참 의사를 밝혔다. FII는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현대화를 위한 서구 자본 유치를 위해 수년간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행사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FII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엄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도 이날 FII 불참 의사를 전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영국은 카슈끄지 실종 사건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도 이날 방송에 출연해 “다음주 리야드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김용 세계은행 총재,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 블랙록 CEO,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등 재계 인사들과 글로벌 기업 CEO들도 행사 불참 의사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카슈끄지가 죽었느냐”는 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분명히 그런 것 같아 보인다”며 뒤늦게 사망을 인정했다. 사우디에 대한 조치와 관련해서는 “매우 가혹할 것”이라면서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