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보수 유튜브 ‘고성국TV’ 영상 삭제 관련…구글 존 리 대표 증인 다시 채택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존 리 구글 코리아 대표이사를 보수 성향 유튜브 매체인 ‘고성국TV’의 영상물을 삭제한 등의 이유로 오는 29일 종합감사에 부르기로 의결했다. 존 리 대표의 출석을 요구한 박대출 의원실은 “구글 측에서 유튜브 영상을 일방적으로 삭제하고 명확한 기준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증인 신청의 이유를 밝혔다.

19일 박대출 의원실과 고성국TV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고성국 TV의 지난 16일 2시간 분량의 생방송 영상이 삭제됐다가 20시간 후에 다시 복구됐다. 구글 측은 고성국TV측에 “영상이 구글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며 삭제 이유를 밝혔다가 이후 고성국TV 측에서 영상 삭제 이유를 묻자 “판단착오가 있었다”면서 다시 영상을 복구했다. 구글은 플랫폼 내 질서유지를 위해 가이드에 위반되는 저작물이나 사용자에 대한 제재를 하고 있다.

고성국 TV는 시청자 10만명의 1인 미디어로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통해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을 주로 다루고 있다. 고 평론가는 삭제된 2시간 4분 분량의 영상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탈북기자 판문점 취재 제한 논란을 비판했다. 그는 영상물에서 “(조 장관이)언론의 자유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이거 탄핵(해임)감이다. 의회에서 탄핵(해임)의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함께 나온 출연자는 “북한 측의 압력이 있었다고 본다”고 조 장관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구글 측은 삭제 이유에 대해 “콘텐츠 방대함으로 신고된 콘텐츠에 잘못된 판단이 내려져 비디오가 잘못 삭제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고 평론가는 “구글 측으로부터 삭제한 이유와 삭제 요청한 사람에 대해 물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야당 과방위원은 이에 “유튜브의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은 유튜브의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 대한 질의와 함께 ‘민주당 가짜뉴스 대책단(위원장 박광온)’이 구글 코리아에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 건강 이상설 등 104건의 영상물 삭제 요청한 데 대해 집중 질의할 방침이다. 여권이 연일 ‘가짜뉴스’공세를 벌이는 데 따른 것이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 16일 “허위조작정보 사범의 배후에 숨은 제작·유포 주도자들까지 추적 규명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보수논객이 진행하는 유튜브마저도 전부 재갈을 물려 방송을 못하게 하려는 어마어마한 민주주의 훼손, 언론 탄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