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알못] 낸시랭 '이젠 끝' 왕진진과 종지부 예고…혼인무효소송 가능할까
1999년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4년을 복역하다가 2003년 출소한 직후 특수 강도·강간 혐의로 징역 8년 선고.

이후 교도소에서 교도관을 폭행해 1년 여를 더 복역한 후 2013년 만기 출소.

전자발찌 착용 중.

누가 봐도 남편감으로는 고개가 저어질 이력의 주인공 왕진진(본명 전준주)와 파격적으로 결혼을 선언한 팝아티스트 낸시랭.

이들 부부는 지난 5월 왕진진이 10억대 도자기 횡령 및 외제차량 담보 5000만원 사기 혐의로 재판 당시 의견서를 통해 세상의 색안경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낸시랭보다 연하라는 의혹 제기에 왕진진은 1971년 1월 2일 마카오에서 태어났으며, 가슴 아픈 가족사 때문에 호적을 늦게 올렸지만 실제 나이는 만 47세라는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1999년 '악의 없는 우발적' 강도강간사건으로 4년, 2003년 유사한 범죄로 징역 8년을 복역했지만 죄목의 억울함을 해소할 길이 없어서 복역 중 자살 시도를 했다고.

故 장자연 편지 위조 사건에 대해서도 왕진진은 "편지를 위조한 정신이상자라고 단죄되어 문서위조 죄명으로 처벌받았지만, 여전히 장자연의 편지 원본을 보관하고 있다"면서 "12년간의 수감 생활을 해 사회 물정이나 거래 관행이 어두워서 치밀하게 거래를 하지 못한 과실이 있을 뿐, 전과 사실로 이 재판의 공소내용에 대해서 부정적 예단을 하지 말아달라"고 주장했다.

왕진진은 과거 자신이 파라다이스 그룹 故 전낙원 회장의 서자이며 9세 때까지 마카오에 거주하다가 전라도 강진에 있는 모친 밑에서 자랐다고 주장해왔다.

낸시랭은 "내 남편이 부호든 부호가 아니든 재벌 2세든 아니든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 우리 두 사람의 사랑이 중요하다"라며 왕진진에 대한 굳건한 사랑을 과시했다.

왕진진은 사실혼 관계에 있었던 여성 A씨의 존재가 밝혀졌고 함께 동거했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의 집을 무단으로 침입해 전자발찌 충전기를 가져갔지만 낸시랭은 "남편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며 “남편 자체를 사랑하고 서로 진실로 아끼기에 평생 함께 하고 싶어서 혼인 신고를 했다. 정말 예쁘게 잘 살고 싶다"며 왕 씨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굳건하게만 보였던 낸시랭과 왕진진의 결혼 생활에 본격적으로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9월 경으로 추측된다.

낸시랭은 지난달 20일 용산구 자택에서 부부싸움 중 왕진진이 방문을 부수는 등 폭력을 행사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뒤이어 충격을 준 것은 왕진진의 자살 기도 소식. 왕진진이 낸시랭이 없는 집에서 지인과 있다가 욕실에서 목에 붕대를 맨 채 발견돼 응급실로 후송됐다.

이날 왕진진 지인은 응급실 사진을 급히 언론에 퍼트려 의구심을 자아냈다. 왕진진은 퇴원한 뒤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낸시랭과의 관계가 끝났다. 낸시랭이 이혼 진행을 위해 법률 대리인을 고용한 상태다. 하늘이 맺어준 인연을 끝까지 지키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이미 낸시랭의 마음이 떠난 것 같다"고 전했다.

자살 소동 당일 침묵을 지키던 낸시랭은 하루가 지난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젠 끝"이라고 적었다. 누가 봐도 왕진진과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는다는 심경고백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상황.
[법알못] 낸시랭 '이젠 끝' 왕진진과 종지부 예고…혼인무효소송 가능할까
혼인신고 당시 낸시랭이 왕진진의 모든 실체를 다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나중에 알았지만 자존심 때문에 인정할 수 없었는지는 당사자 만이 알 것이다. "늦게 만나 초혼으로 시작한 우리를 축복해 달라"며 초혼에 의미를 뒀던 낸시랭. 만에 하나 낸시랭이 지난 결혼을 되돌리고 싶다면 혹시 가능한 것일까.

낸시랭이 왕진진과 혼인무효 소송이 가능한지 법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법알못' 자문단이자 이혼전문인 이인철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해봤다.

Q. 낸시랭과 왕진진처럼 극단적인 경우는 아닐지라도 혹시 혼인신고를 한 후 살다보니 아내 또는 남편의 과거가 양파껍질처럼 하나하나 밝혀져서 속았다고 생각되는 경우 혼인무효 소송이 가능한가?

A. 혼인무효는 진정한 혼인의 의사가 없이 혼인신고를 한 경우 예를들어 국적취득이나 신혼부부 분양 대출을 목적으로 혼인신고를 허위로 한 경우 혼인무효가 될 수 있다.

Q. 혼인무효가 가능한 경우가 있다면 알려달라.

A. 상대방에게 혼인을 결정할 만한 중대한 사실을 기망당한 경우 혼인취소를 주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업이나 학력 중대한범죄 전과를 속인 경우에 주장할 수 있다. 혼인 이후 어떠한 사유로 혼인이 파탄된 경우 혼인을 해소하려면 이혼을 해야 가능하다.

Q.낸시랭의 경우라면 기자회견에서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고 했으니 이런 경우 혼인무효는 불가능한 것인가?

A. 다 알고 이해하고 결혼했으면 속았다고 주장하기 어렵겠다. 살아보니 도저히 성격이 안 맞는다는 것을 발견한 경우 이혼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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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을 잘 아는 지인조차도 "낸시랭이 (왕진진의 말을) 진짜로 믿는다. 그게 문제다"라고 우려했을 만큼 조롱과 비난 속에 지켜온 10개월 간의 결혼 생활.

"전과자는 사랑하면 안되냐"라던 왕진진의 당당한 외침과 "내 인생을 다른 사람이 살아주지 않는다. 우리 두 사람이 중요하다"던 낸시랭의 사랑이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법알못] 낸시랭 '이젠 끝' 왕진진과 종지부 예고…혼인무효소송 가능할까
도움말=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