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맥] 美 시장경쟁 vs 中 사회 통제…AI 승부는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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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인공지능 개발 시각차
美, 데이터를 자본으로 인식…독점 배제, 데이터 공개 추진
中, AI를 ‘사회신용제도’ 도구로…CCTV로 사회통제
21세기는 자유민주주의 vs 디지털권위주의 경쟁체제
오춘호 선임기자·공학박사
美, 데이터를 자본으로 인식…독점 배제, 데이터 공개 추진
中, AI를 ‘사회신용제도’ 도구로…CCTV로 사회통제
21세기는 자유민주주의 vs 디지털권위주의 경쟁체제
오춘호 선임기자·공학박사
![[뉴스의 맥] 美 시장경쟁 vs 中 사회 통제…AI 승부는 기울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810/07.14213004.1.jpg)
中, 사회주의 AI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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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지난해 거창한 AI 발전 계획을 내놓았다. 지난해 기준 700억위안(약 11조5000억원) 규모의 중국 데이터 시장 규모를 2020년까지 두 배가 넘는 1500억위안, 2030년까지 1조위안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었다. 자율주행과 로봇산업, 의료산업 등 AI 관련 산업은 2030년까지 10조위안(약 1641조원)까지 늘린다. 이런 시장에 미국 기업까지 앞다퉈 진출하려 하고 있다. 구글이 이런 직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서라도 중국 시장에 들어가려는 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뉴스의 맥] 美 시장경쟁 vs 中 사회 통제…AI 승부는 기울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810/AA.17964761.1.jpg)
중국은 한 걸음 나아가 올해 초 ‘사회신용제도’를 도입했다. 개인의 모든 정보를 취합해 AI를 이용해 점수를 매기는 시스템이다. 공유자전거를 늦게 반납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많이 하면 신용 점수가 깎인다. 대출을 연체하거나 정부에 불순한 발언을 해도 마찬가지다. 점수가 낮으면 여행 자유를 제약하고 이직이나 취업 등에도 불이익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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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2030년까지 3억대
중국이 추구하는 사회신용제도의 주요 방법은 얼굴 인식시스템을 통해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개인 결제 정보를 모두 연동하는 시스템 구현이다. 중국 전역에서 2억 대의 폐쇄회로TV(CCTV)가 중국인들을 감시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판독하고 해석하기 위해선 인간의 손으로는 부족하다. AI가 이 일을 대신한다. 특정 인물이 화면에 있는지 바로 식별이 가능하다. 올해 2월 국제인권단체 휴먼워치가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시위한 사람들을 수감할 때 CCTV와 AI, 빅데이터가 사용됐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CCTV를 3억 대로 늘리는 한편 인공위성 내비게이션 시스템에도 연동시킬 방침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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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금융기술도 중국 정부가 주안점을 두는 분야다. 알리바바에서 운영하는 세서미 크레딧을 통해 소비자들의 금융 정보를 쉽게 파악한다. 데이터의 양이 많은 만큼 데이터 기술도 중국에 많이 확보돼 있다. 중국의 군사 AI도 미국에 상당할 만큼 따라왔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6월에는 119대의 무인기를 자유로 조작하는 실험에 성공해 미국 국무부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데이터 처리나 안면인식 기술 이외에 딥러닝 등 핵심 인공지능 기술에선 미국에 한참 뒤떨어진다.
지금 중국은 가장 광범위하고 복잡한 감시시스템을 두고 있으면서 가장 발달한 디지털 경제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주의체제에서 디지털 성장이라는 희한한 아이러니다. 자유민주주의 세계에서 허용되지 않은 방법으로 데이터를 얻고 있다. 조세기록이나 의료기록 건강기록 금융기록 위치정보 등이 모두 국가 손에 들어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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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엔 개인자유가 우선”
정치학자 니컬러스 라이트가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20세기에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사회주의 체제 간 경쟁이 있었다면 21세기는 자유민주주의와 디지털 권위주의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한 그대로다. 그 권위주의의 수단으로 가장 가치중립적이어야 할 AI 기술이 쓰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AI를 통해 행정 효율성을 높여 시민의 도덕적 행동을 장려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 정부는 AI가 자유민주주의에 대적할 대안일 뿐 아니라 경제적 부를 창출하는 근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제롬 코헨 미 뉴욕대 교수는 “경제가 성장을 하기 위해선 개인의 자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AI와 빅데이터에 거액 투자를 하고 있지만 중국의 성장 페이스는 둔화하고 있다.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보다 자유로운 곳을 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개인 프라이버시가 확보되면서 데이터 거래를 자유롭게 하는 시장이 본격 전개되면 중국에 뒤처진 데이터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전망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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