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3분기에도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주요 기업의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증가했을 것이라는 시장조사 업체들의 추정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 기업들은 지난 1분기와 2분기에도 순이익이 20% 넘게 증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과 일자리 증가에 힘입은 소비 활성화가 기업 실적을 끌어올리는 선순환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톰슨로이터는 8일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 3분기 S&P500기업의 주당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1.5%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26.6%와 24.9% 늘어난 데 이어 3분기에도 20% 이상 순이익이 증가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톰슨로이터는 4분기에도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이 20%대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주식시장은 오는 11일 델타항공을 시작으로 3분기 어닝시즌(실적 발표 기간)에 들어간다.

美기업, 3분기 연속 '실적 홈런'
업종별로는 에너지 부문의 순이익이 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101.5% 급증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금융(40.8%) 소재(28.8%) IT(20.3%) 업종의 순이익 증가 폭이 큰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도 7.4% 늘어났을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 증가율 역시 에너지 업종이 17.3%로 가장 높고 통신서비스(11.9%) 부동산(11.9%) 소재(9.8%) IT(9.3%) 등이 뒤를 이은 것으로 추정됐다.

팩트셋도 S&P500 상장사의 3분기 주당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9.2% 늘었다는 추정치를 내놨다. 팩트셋은 3분기 기준으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기업 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미 증시가 강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011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연 3.2%대로 뛰어오르자, 가계와 기업의 부채상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에 뉴욕증시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마이클 애런 스테이트스트리트 애널리스트는 “기업 이익이 증가하는 한 주가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부터는 기업 이익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톰슨로이터는 내년 1분기 S&P500 상장사 주당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올해 기업 이익이 증가한 주된 원인인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경기부양책은 내년에는 반복되지 않을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