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도전
수잰 포티어 캐나다 맥길대 총장
대학, 지식 생산기지 넘어
기업·정부·시민단체와 협업
지식의 전파자 역할해야
포티어 총장은 다음달 6일 ‘글로벌 인재포럼 2018’에서 ‘미래사회 변화와 대학 혁신’이라는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 있는 맥길대는 주요 대학평가에서 세계 30~40위권으로 평가받는 명문대학이다. 맥길대는 현 캐나다 총리인 쥐스탱 트뤼도, 라트비아공화국 첫 여성 대통령인 바이라 비케프레이베르가 등 정치인을 비롯해 잭 윌리엄 쇼스택(의학), 윌라드 스털링 보일(물리학) 등 1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최근엔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투자가 잇따르며 인공지능(AI) 연구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다.
맥길대 출신인 포티어 총장은 머신러닝(기계학습) 등 AI 기술을 활용한 화학연구로 주목받은 과학자다. 그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캐나다 정부의 과학 연구비 지원 기관인 자연과학공학연구협회(NSERC) 회장을 지낸 뒤 5년째 맥길대 총장을 맡고 있다.
포티어 총장은 디지털 기술 발전과 대학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무크(MOOC·온라인 공개수업) 등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기반 학습모델이 전통적 대학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교실, 연구실, 체육관 등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대학교육의 가치를 높여주는 훌륭한 ‘도구’라는 지적이다. 그는 “맥길대는 거의 모든 강의를 대면교육과 실습, 디지털 학습을 혼합한 형태로 설계하고 있다”며 “의대생을 중국, 브라질 등에서 일하는 의사로 양성하는 커리큘럼이 있는데, 이는 기술의 도움 없인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포티어 총장은 대학의 또 다른 과제로 개방의 폭을 넓힐 것을 강조했다. 대학이 지식 생산기지 역할을 넘어 기업, 정부, 시민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지식 전파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그는 “대학의 책무는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이를 사회에 전달하는 것”이라며 “산학 협력과 같은 민간부문과의 지식 교환은 ‘진리탐구’만큼이나 중요한 대학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맥길대가 있는 몬트리올이 첨단 IT기업들의 투자가 줄을 잇는 AI기술의 메카가 된 요인 역시 ‘개방성’에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맥길대는 AI 분야 경쟁자인 몬트리올대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AI 분야에서만 250여 명의 박사과정생을 포함한 9000여 명의 학생이 두 대학에서 수학 중이다. 구글 등이 세운 AI연구소에선 기업과 대학 연구자의 공동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포티어 총장은 “우리는 잘 연결된 생태계에서 혁신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정부 역시 AI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이것이 몬트리올이 AI의 메카가 된 비결”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