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나라에는 강한 통화가 깃든다
연휴 끝자락에 미국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렸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그렇다 치고 관심이 있었던 ‘12월은 과연?’이라는 궁금증에 대해 올해 한 차례 더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아직은 12월 금리 인상이 만장일치 수준은 아니라도 점차 그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니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 아닌 기대를 해야 하는 꼴이 되면서 한은의 금리 인상은 언제일지, 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이런저런 말들이 있다.

자, 그러지 말고 벌어진 일에만 신경을 써보자. 아니 벌어진 일은 말고 왜 그 일을 벌였는지에 대한 생각만 좀 들어보자.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나온 구체적인 수치 중에 성장률은 상향 조정됐으니 굳이 거론하지 않겠지만 물가 전망치는 소폭 하향 조정, 즉 지난 6월의 FOMC에서 2.1%로 올린 것을 다시 2.0%로 내렸다는 점을 파헤쳐보자. 혹 누군가는 이를 비둘기라 해석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어느 기자의 기대 물가 하향 관련 질문에 대해 유가 움직임에 따라 물가는 위아래의 움직임을 가질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의 그를 보고 있자니 우리 시장과 미국의 금리 차이가 0.75%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에 난색을 보이고 있는 이주열 한은 총재와 참 다른 입장에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나마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생각했던 중국과의 무역분쟁도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고 있다는 파월 의장의 의연함과 함께 미국의 성장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투자자들은 달러에 욕심이 날 것이고, 달러로 바뀐 외화는 미국에 대한 투자 확대와 자금 유입을 만들어 낼 것이다. 파월 의장 역시 달러 강세 우려에 대해 아직 일부분만 회복된 것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큰 걱정을 안 하는 듯하다.

강한 나라에 강한 통화가 깃든다는 기본적인 대전제를 인정한다면, 물론 그 신흥국의 틈바구니에서 잘 버텨내고 있는 우리 시장에 고춧가루를 뿌리자는 것은 아닐지라도, 비가 올지 모르니 우산을 들고 나가는 지혜 정도는 체득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