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탄생해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 사법시험은 모두 59명의 수석합격자를 배출했다.
조재연·김소영 등 5人은 대법관… 박주선·원희룡 등 정계진출
역대 사법시험 수석합격자 중 ‘판사의 꽃’으로 불리는 대법원 대법관은 총 다섯 명이 나왔다. 1회 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한 서성 전 대법관은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해 춘천지법원장과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거쳐 1997년 대법관이 됐다. 그는 2003년 공직에서 물러나 법무법인 세종의 대표변호사를 지냈다. 배기원 전 대법관은 5회 수석합격자다. 현직으로는 조재연 대법관(22회)과 김소영 대법관(29회)이 수석합격자 출신이다. 지난달 순수 변호사 중에선 처음으로 대법원에 입성한 김선수 대법관은 27회 시험에 1등으로 합격한 뒤 이례적으로 판사나 검사 등 공직이 아니라 재야 변호사의 길을 택했다. 약 30년간 노동법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그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을 지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중에는 이선애 재판관이 31회 수석합격자다. 이듬해 수석을 차지한 이영진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국회 추천으로 재판관 후보에 이름이 올라 있다. 지금은 변호사로 활동 중인 신승남 전 검찰총장은 9회 시험 수석,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몸담고 있는 권오곤 변호사는 19회 수석합격자로 옛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ICTY) 부소장을 지냈다.

정치권에 진출한 인사도 여럿이다. 16회 수석합격자인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1979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대검찰청을 거쳐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내다가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여의도에 발을 들였다. 원희룡 제주지사(34회)도 1995년 서울지검 검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해 한나라당 소속으로 16~18대 국회 ‘금배지’를 달았다.

첫 여성 수석합격자는 1971년 13회 시험에 등장했다. 당시 23세 나이로 수석합격한 이영애 변호사는 법관생활을 하다가 2004년 춘천지법원장에 임명돼 최초의 여성 법원장 기록까지 세웠다. 마지막 수석합격의 영광은 단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3년 수험생활 끝에 합격한 이혜경 씨에게 돌아갔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