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몸집을 불리기 위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K뱅크)의 증자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향후에는 대주주인 카카오와 KT의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에 따른 금융당국의 대주주 자격 심사 승인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뱅크는 특례법 통과에 따라 다음달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각각 500억원 규모의 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K뱅크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자본 부족으로 대출상품 취급과 중단을 거듭하고 있어 조만간 자본 확충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증자가 이뤄지면 K뱅크의 자본금은 현재 38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어난다. K뱅크는 내년까지 자본금 규모를 1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4월 말 5000억원 증자를 단행해 자본금을 1조3000억원으로 늘린 카카오뱅크는 당장 자본 확충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특례법 개정에 따라 현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과 맺은 콜옵션 행사를 통해 카카오가 최대주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K뱅크 및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인 KT와 카카오가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은행법 시행령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을 받았으면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 10%를 초과 보유할 수 있다. 지난 1일 카카오와 합병한 카카오M은 온라인 음원 가격 담합으로, KT는 지하철 광고 입찰 과정에서의 담합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승인에 문제가 없는 경미한 위반인지 금융위 심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경민/이지훈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