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한국 경제 '가짜 새벽 경계론'… 원인과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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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최근 월가를 비롯한 국제금융시장 참가자 사이에 앞으로 한국에 투자할 때 올해 3분기 이후 예상되는 ‘폴스 다운(false dawn·가짜 새벽, ‘잘못된 새벽’으로 번역하는 사람도 있음)’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들린다.
‘가짜 새벽’이란 궁지에 몰린 경제 각료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책목표(한국의 경우 일자리 창출과 분배)와 관련한 통계를 일시적으로 개선시켜 놓는 현상을 말한다. 근본적인 처방 없이 인위적으로 개선시킨 일시적인 효과는 곧바로 사라지고 그 후유증으로 한국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일부 예측기관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2.5% 안팎까지 내려 잡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2.8%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소득 갭(실제 성장률-잠재성장률)상으로 0.5%포인트 이상 디플레 갭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경기순환상으로 ‘트리플 딥’, 지속 성장 여부와 관련해 ‘중진국 함정’ 등 각종 비관론이 고개를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이런 비관론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소득주도 성장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침체세가 뚜렷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좀비 국면’으로 빠지는 경제주체의 일하고자 하는 의욕을 북돋기 위해 ‘한국판 레이거노믹스’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뉴딜 정책이란 1930년대 혹독한 경기침체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당시 미국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추진한 일련의 정책을 말한다. 당시 미국 경기는 유효 수요가 절대적으로 부족함에 따라 물가와 성장률이 동시에 급락하는 디플레이션과 대규모 실업 사태로 대변되는 대공황을 겪었다.
한 나라의 경제가 이런 상황에 놓였을 때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재정지출을 통해 부족한 유효 수요를 보전해야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고 본 것이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구상이다. 최소한 1970년대 말 2차 오일쇼크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케인스 이론에 의한 정책 처방은 경기대책으로 적절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1980년대 들어 미국 경제가 오일쇼크의 충격으로 성장률이 떨어지고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새로운 양상을 띠자 케인스 처방은 한계를 보였다. 이때 등장한 것이 ‘레이거노믹스’다. 이 이론은 지속 가능한 성장과 함께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총수요보다 총공급 측면이 강조돼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레이거노믹스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학자는 아서 래퍼다. 래퍼는 한 나라의 세율이 적정 수준을 넘어 지나치게 높을 때는 오히려 세율을 낮추고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것이 경제주체의 창의력을 높여 경기와 세수가 동시에 회복될 수 있다는 ‘래퍼 효과’를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재탄생했다.
논란이 있지만 우리 경제는 유동성 함정에 처해 있다. 임금은 그 어느 국가보다 하방 경직적이다. 얼핏 보기에는 케인스적인 상황과 유사하다. 하지만 경기 둔화가 단순히 유효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기 진단과 처방을 놓고 부처 간 갈등이 심하고 제도적 틀이 자주 바뀜에 따라 경제주체가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없는 것이 더 큰 요인이다.
뉴딜 정책과 레이거노믹스 중 한국 경제에 더 절실한 정책이 후자라고 꼽는 시각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내년도 슈퍼 예산을 집행하기도 전에 정책 효과를 기대하지 않는 시각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에서 부양책을 내놓고, 다른 한편에서 경제주체의 의욕을 꺾는 역행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경기 진단과 정책 처방이 잘못됐다는 판단에서다.
끝이 없는 미·중 간 무역마찰, 신흥국 금융위기 조짐, 남북한 관계 교착, 소득주도 성장 논쟁, 최저임금 인상 후유증,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부동산 대책 등 당면한 경제 현안이 워낙 크기 때문에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닥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퍼펙트 스톰이란 거대한 태풍이 충돌해 막대한 자연재해를 가져다주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 경제관료들이 알아둬야 할 것은 대내외 여건이 악화될 때마다 위기설이 판치는 것은 ‘통계 수치상의 위기’가 아니라 경제운용 체제를 중심으로 한 ‘경제시스템상의 위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중인기영합적인 정책을 고집하거나 잦은 정책 변경보다 경제시스템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진짜 새벽’이 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가짜 새벽’이란 궁지에 몰린 경제 각료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책목표(한국의 경우 일자리 창출과 분배)와 관련한 통계를 일시적으로 개선시켜 놓는 현상을 말한다. 근본적인 처방 없이 인위적으로 개선시킨 일시적인 효과는 곧바로 사라지고 그 후유증으로 한국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일부 예측기관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2.5% 안팎까지 내려 잡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2.8%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소득 갭(실제 성장률-잠재성장률)상으로 0.5%포인트 이상 디플레 갭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경기순환상으로 ‘트리플 딥’, 지속 성장 여부와 관련해 ‘중진국 함정’ 등 각종 비관론이 고개를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이런 비관론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소득주도 성장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침체세가 뚜렷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좀비 국면’으로 빠지는 경제주체의 일하고자 하는 의욕을 북돋기 위해 ‘한국판 레이거노믹스’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뉴딜 정책이란 1930년대 혹독한 경기침체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당시 미국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추진한 일련의 정책을 말한다. 당시 미국 경기는 유효 수요가 절대적으로 부족함에 따라 물가와 성장률이 동시에 급락하는 디플레이션과 대규모 실업 사태로 대변되는 대공황을 겪었다.
한 나라의 경제가 이런 상황에 놓였을 때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재정지출을 통해 부족한 유효 수요를 보전해야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고 본 것이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구상이다. 최소한 1970년대 말 2차 오일쇼크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케인스 이론에 의한 정책 처방은 경기대책으로 적절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1980년대 들어 미국 경제가 오일쇼크의 충격으로 성장률이 떨어지고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새로운 양상을 띠자 케인스 처방은 한계를 보였다. 이때 등장한 것이 ‘레이거노믹스’다. 이 이론은 지속 가능한 성장과 함께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총수요보다 총공급 측면이 강조돼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레이거노믹스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학자는 아서 래퍼다. 래퍼는 한 나라의 세율이 적정 수준을 넘어 지나치게 높을 때는 오히려 세율을 낮추고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것이 경제주체의 창의력을 높여 경기와 세수가 동시에 회복될 수 있다는 ‘래퍼 효과’를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재탄생했다.
논란이 있지만 우리 경제는 유동성 함정에 처해 있다. 임금은 그 어느 국가보다 하방 경직적이다. 얼핏 보기에는 케인스적인 상황과 유사하다. 하지만 경기 둔화가 단순히 유효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기 진단과 처방을 놓고 부처 간 갈등이 심하고 제도적 틀이 자주 바뀜에 따라 경제주체가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없는 것이 더 큰 요인이다.
뉴딜 정책과 레이거노믹스 중 한국 경제에 더 절실한 정책이 후자라고 꼽는 시각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내년도 슈퍼 예산을 집행하기도 전에 정책 효과를 기대하지 않는 시각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에서 부양책을 내놓고, 다른 한편에서 경제주체의 의욕을 꺾는 역행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경기 진단과 정책 처방이 잘못됐다는 판단에서다.
끝이 없는 미·중 간 무역마찰, 신흥국 금융위기 조짐, 남북한 관계 교착, 소득주도 성장 논쟁, 최저임금 인상 후유증,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부동산 대책 등 당면한 경제 현안이 워낙 크기 때문에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닥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퍼펙트 스톰이란 거대한 태풍이 충돌해 막대한 자연재해를 가져다주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 경제관료들이 알아둬야 할 것은 대내외 여건이 악화될 때마다 위기설이 판치는 것은 ‘통계 수치상의 위기’가 아니라 경제운용 체제를 중심으로 한 ‘경제시스템상의 위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중인기영합적인 정책을 고집하거나 잦은 정책 변경보다 경제시스템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진짜 새벽’이 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