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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춘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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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빈 워시가 주재하는 첫 회의…과연 금리 인상을 시사할까 [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이달 16일부터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주재하는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시작된다. 앞서 열렸던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3년여 만에 올렸다. 직전에 열릴 일본은행(BOJ)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이번 회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가 주목된다. 최대 관심사인 기준금리 인상 시사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워시 의장의 통화정책 프레임워크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지난 8년간 Fed를 이끌어왔던 제롬 파월 전 의장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FOMC도 친트럼프 성향의 위원들로 많이 채워져 있어 워시의 통화정책 프레임워크가 실행에 옮겨질 확률도 높다. 워시 의장은 통화정책 목표부터 수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2012년부터 도입된 양대 책무 중 고용 창출을 떼어내 물가 안정에 더 치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성장·저물가가 가능한 첨단기술 시대에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간 필립스 관계가 흐트러졌다는 근거에서다. 구인율과 실업률 간 베버리지 관계가 약화된 점도 들고 있다. 물가 안정 목표도 지금까지 금리 변경의 잣대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을 '분사 평균 물가'로 바꿔야 한다고 일찍부터 주장해 왔다. 통화정책 수단 중 가장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는 추계 방식이 가능한 한 완전하고 실측 방식이어야 하나 근원 PCE 상승률은 너무 불완전하고 추측성 통계가 많다는 점을 지적한다.  분사 평균 물가는 항목별로 하위 24%, 상위 31%를 제외한 것만을 대상으로 산출하는 중위수 개념의 독특한 지표다. 최고와 최저를 제외한 나머지 심사위원의 점수로 순위를 매기는 피겨스케이팅의 채점

    2026.06.14 18:28
  • 1600원대로 향하는 환율…어떻게 안정시킬 것인가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지난 주말 거품 논란이 거셌던 미국 나스닥지수가 5% 가까이 폭락했다. 투자자 심리가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 선호로 바뀌고 있어 156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은 의외로 빠른 속도로 1600원대로 향할 확률도 높다. 외환당국이 서둘러 구두 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외환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특정국 통화 가치의 결정 요인인 ‘머큐리(Mercury·펀더멘털)’와 ‘마스(Mars·정책)’ 여건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은 하락해야 한다. 지난 1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은 직전 분기 대비 1.7%를 기록해 미국의 0.5%보다 세 배 이상 높았다. 올해 연간 성장률도 세계 3대 예측기관의 평균치가 2.6%에 달해 미국의 2.0%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외화 유동성도 풍부하다. 올 들어 경상수지 흑자가 4월까지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연간 2000억달러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 추세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보유액도 최광의 개념인 캡티윤 방식에 따라 추정한 적정 규모보다 많다. 경상거래 면에서 외화 유량(flow)과 저량(stock)이 모두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우리 외환당국의 원·달러 환율 안정 의지도 강하다. 당장 이달 시작되는 대미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야 하기 때문이다.최근에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원화 가치 저평가가 오랫동안 시정되지 않으면 환투기 세력이 개입할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30년 전 외환위기도 원화 가치 저평가를 당시 외환 당국자가 “펀더멘털이 건전하다”는 이유로 방치하다가 발생했다.이번에도 펀더멘털 여건이 괜찮은데 왜 원·달러

    2026.06.07 17:33
  • 전쟁發 인플레 대응…'로켓과 깃털 효과'로 판단해야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최근 들어 각국 중앙은행 수장이 던지는 공통적인 화두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다.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는 이르면 7월부터 금리를 올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달 14일부터 이틀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처음 주재하는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도 비슷한 견해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전쟁 등과 같은 외부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금리를 올리느냐 여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로켓과 깃털 효과’(RFE·Rocket & Feather Effect)에 대한 판단이다. 영국 에너지기후연구소(ECIU)가 처음 제시한 이 용어는 외부 충격이 발생하면 물가가 초기에 로켓처럼 급등한 뒤 충격이 없어져도 깃털처럼 천천히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ECIU가 지난 30년간 영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장바구니 물가는 외부 충격 발생 이후 6개월이 지나도 상승분 대비 평균 1%, 1년 후에는 5%, 2년 후에는 7% 정도만 떨어졌다. 총수요 요인과 달리 총공급 요인에 따라 한 번 올라간 물가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하방 경직성을 보여주는 실증적 결과다.RFE에 대한 정확한 판단 여부는 Fed의 신뢰와 독립성, 금리 결정 성과 등을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해 왔다. 1913년 Fed 설립 이후 양대 치욕으로 일컬어지는 ‘에클스의 실수(Eccles’s failure)’와 ‘볼커의 실수(Volker’s failure)’도 이 문제로 발생했다.최근 예로 코로나19 종료 직후 상황을 보면 2021년 4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급등하자 Fed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그 후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조짐을 보이자 같은 해 9월 열린 FOMC 회의에서 도입한 평균물가목표제(AIT)로 방치하다가 소비자물가 상승

    2026.05.31 19:01
  • 중동전쟁 끝난 뒤, 세계 경제 후유증 몰려온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중동전쟁 특성상 휴전이 이뤄지더라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은 전시 혹은 준전시 체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전쟁 발발 당시만 해도 세계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컸다. 국제 유가 급등과 공급망 불안으로 세계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강했다.하지만 세계 경제와 증시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쟁이 겹친 올해 1분기 성장률은 미국 경제가 2%로 잠재 수준을 웃돌았고 중국 경제도 5%로 목표치를 달성했다.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본 한국 경제는 1.7%로, 미국식 통계 방식으로 환산하면 7%에 근접하는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세계 증시와 코스피지수 역시 전쟁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이 같은 배경에는 세계 경제 주도국이 전쟁 전부터 추진해온 ‘고압경제(HPE·high pressure economy)’ 정책이 있다. 1960년대 미국과 베트남 전쟁이 한창 진행 중이던 때 아서 오쿤 예일대 교수가 제시한 HPE는 실물 경제 각 부문에 초과 수요를 발생시켜 전쟁에 따른 피해를 완충하고 경기와 증시를 부양하는 정책 처방을 말한다.HPE의 핵심은 노동시장이다. 정부가 재정 지출 확대와 금융 완화를 통해 노동 수요를 늘리면 임금이 상승한다. 임금이 오르면 실업자들이 다시 노동시장으로 유입되고, 기존 근로자들도 더 높은 생산성과 임금을 제공하는 일자리로 이동하게 된다. 이른바 ‘고용 사다리 효과’다. 노동 이동이 활발해지면 소비와 생산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난다.오쿤 교수는 1960년대처럼 노동집약적 산업이 주도될 때 실업률을 1%

    2026.05.25 18:44
  • 내달 첫 FOMC회의 앞둔 워시, 금리인상 여부 주목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트럼프에 의해 임명된 파월이 트럼프에 의해 해고됐다.”2018년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을 이끌어 온 제롬 파월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끊임없는 압박 속에서도 독립성을 지켜냈다는 평가를 함축한 표현이다. 조만간 17대 의장으로 취임하는 케빈 워시의 앞날은 어떨까.출근 첫날 그의 책상 위에 놓일 양대 책무 지표만 봐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 4월 실업률은 4.3%로 Fed가 추정하는 완전고용 상단에 걸쳐 있다.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6%에 달했다. 전가율 30%를 감안하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통화정책의 핵심은 선제성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시 차기 의장이 다음달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면 트럼프 대통령과의 충돌은 파월 때보다 더 빨리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를 연 1%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반대로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현상 유지의 폭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 통화론자 밀턴 프리드먼은 금리 변경 정책이 선제성을 잃으면 경제 주체에게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금리 결정권을 가진 몇몇 보드 멤버의 재량적 판단에 맡기기보다 물가가 목표치를 웃돌면 올리고 밑돌면 내리는 ‘통화 준칙’을 제시했다.시장도 긴장하고 있다. 워시 의장이 취임 직후 금리를 올리면 1987년 ‘블랙 먼데이’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경제 여건이 40년 전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취임하고 첫 FOMC 회의를 주재한 때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국채 10년 만기 금리와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2026.05.17 18:45
  • 美·中 베이징 밀약설…원화 가치 변곡점 될까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이달 14일부터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는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다. 이번 회담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더 큰 의미가 있다. 타코(TACO·트럼프는 언제나 한발 물러선다)에 이어 ‘호르무즈해협은 열리지 않는다’는 의미의 나초(NACHO·Not A Chance Hormuz Opens)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로 이란과의 전쟁에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중국에 끌려가다간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결론부터 말하면 이란 전쟁에 따른 실망을 뒤엎을 정도로 커다란 성과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작년 10월 한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기면 곧바로 승자라고 얘기할 수 있는 하드 볼 게임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미국이 보복관세를 철폐한 데 대한 보답으로 중국은 희토류 등 희귀광물 수출통제를 유예해 민감 사안이 많지 않다.무엇을 갖고 이번 회담에서 빅 매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양국이 공식 의제를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회담이 다가올수록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절상되고 있어 어떤 의제를 놓고 빅 매치를 벌일 것인지 암시해주고 있다. 작년 12월 ‘포치’(1달러=7위안)가 뚫린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8위안대까지 절상되고 있다.미국의 반응도 조용하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원유 결제 등에서 위안화 비중이 급등해 달러 중심 체제의 최후 보루 격인 페트로달러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다”라고 할 정도다. 팩트시트 없이 옅은 의미의 합의에 그친 작년 10월 말과 달리 이번에는 팩트시트가 있는 강한 의미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까지 나오고 있다.트럼프 정부 1기 때도 그랬다. 시 주석의 위안화 국제화 과제와 미

    2026.05.10 17:42
  • 달러부족 시달리는 산유국…중동發 금융위기 '경고등'

    최근 들어 세계 신용 사이클상 종전에 볼 수 없던 균열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미국과 이란 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 속속 ‘오일머니 캐시 트랩’에 걸리고 있기 때문이다.캐시 트랩이란 흑자에도 현금이 부족해 자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기술적 디폴트 상황을 말한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기 시작한 지난 3월 OPEC 회원국의 원유 수출 물량은 예상보다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항구가 대부분 호르무즈해협에 갇혀 있는 이라크와 쿠웨이트는 전쟁 이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대체 항로를 마련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도 30% 이상 감소했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 위기국이 겪은 ‘서든 스톱’에 비유할 만하다. 원유 수출대금이 급감하며 지급결제 수요가 많은 회원국은 외화난에 시달리고 있다.가장 먼저 두손을 든 국가는 UAE다. 외화 사정이 악화한 UAE는 미국 국채를 매각해 보유해 오다가 미국에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을 요청했다. 작년 한국의 사례에서 입증됐듯 주무 기관인 미국 중앙은행(Fed)은 중심 통화로서의 달러화 위상을 지키기 위해 캐나다, 일본, 유로랜드, 영국, 스위스 등 5대 기축통화국과만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비기축통화국과는 전쟁 같은 외부 충격으로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때만 한시적으로 체결한다.통화스와프 체결 요청에 Fed가 주저하는 사이 외화난이 가중되자 UAE는 원유 증산을 통해 해결할 목적으로 이달 1일자로 OPEC을 전격 탈퇴했다. 2019년 카타르, 2020년 에콰도르, 2023년 앙골라가 탈퇴한 전례가 있지만 UAE의 탈퇴는 충격적인 일이다. 이라크, 쿠웨이트마

    2026.05.04 14:04
  • 인사청문회서 드러난 '워시 Fed'의 통화정책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케빈 워시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끝났다. 제롬 파월 현 의장에 대한 법무부 수사마저 종결됨에 따라 다음달 15일부터는 워시 체제가 무난하게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청문회 첫 질문은 독립성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1월 취임 후 Fed를 집요하게 흔드는 과정에서 이 문제가 크게 우려됐기 때문이다. 1970년대 초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시녀로 전락한 아서 번스 사례가 재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제기될 정도였다.워시 지명자의 대답은 의외로 강경했다. 대통령이 기준금리를 포함해 통화정책에 대해 언제든 언급할 수 있다고 답했다. 언급 자체가 독립성 훼손이라고 본 파월 의장과는 대조적이었다. 오히려 Fed가 독립성을 스스로 보존하고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하며 중앙은행의 독립성 개념부터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양대 책무에 대해서는 Fed의 1선 목표인 물가 안정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 창출, 거시 금융 안정 등과 같은 다양한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Fed의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이 문제가 확실해져야 독립성 훼손도 판단할 수 있지 않느냐는 반박은 인상적이었다.물가 목표에 우선순위를 두더라도 목표치를 너무 엄격하게 관리하면 밀턴 프리드먼이 주장한 ‘현상 유지의 폭정(tyranny of the status quo)’에 걸린다고 주장했다. 통화정책의 생명이 선제성에 있는 만큼 통제 가능한 범위에 들어오면 금리를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치에 충실했던 파월과 구별되는 지점이다.통화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도 기준금리 변경 방식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기 이후 양적

    2026.04.26 18:02
  • 美 사모대출 리스크 봉합…반도체 초호황 계속될 듯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작년 11월 이후 한국 증시에 부담이 된 세 가지 악재가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을 놓고 변수가 남아 있긴 하지만 사모대출 부실 조짐 이후 ‘바퀴벌레 이론’으로 경고했던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이 시스템 위기로 전염될 확률은 낮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같은 입장을 밝혔다.대부분의 위기는 유동성, 시스템, 실물 경제 순으로 전이되는 게 전형적인 경로다. 첫 신호인 유동성 부족이 위기로 인식되는 때는 증거금에 문제가 생기는 마진콜이 발생하는 시점부터다. 마진콜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투자 자산을 회수하는 디레버리지 과정에서 시스템 위기로 전이되기 때문이다.사모대출은 금융위기 재발 방지 차원에서 마련된 도드-프랭크(D-F)법 규제 밖에서 파생된 회색지대 금융이다. D-F법 시행 후 제도권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자기자본, 레버리지 비율 등을 대폭 강화하자 비상장 기업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 이 틈을 파고들어 사모대출 펀드가 조성된 만큼 펀드 규모가 커질수록 또 다른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사모대출 부실 우려가 완화되면 인공지능(AI) 위기론도 해소될 확률이 높다. AI와 관련된 각종 위기론은 사모대출 부실로 자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사모대출 부실이 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확률이 낮다고 판단되자 AI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모집액 대비 투자자금 유입 비율은 100%를 넘어섰다. 자금 부족이 해소됐다는 의미다. 오히려 자체 신용을 통한 자금 조달이 늘면서 질적으로 건전화하고 있다. 대형 은행 주도로 예상 매출, 미

    2026.04.19 18:04
  • 원·달러 환율 급등보다 무서운건 '과장된 공포'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미국과 이란 간 휴전 기대가 확산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전쟁 격화 당시 1700원 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80원대로 하락했다. 급락 우려가 제기된 코스피지수 역시 5850선까지 회복됐다. 금융시장 주요 변수만 놓고 보면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온다.이번 위기 국면에서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꼽힌 곳은 외환시장이다.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위기설이 확산했다.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보면 원화의 적정 환율 수준은 1330~1350원대로 추정된다. 현재 환율은 이 범위를 웃도는 상태다.하지만 환율 수준만으로 위기를 판단해선 안 된다. 외화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면 환율 상승은 오히려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인하나 재정 확대보다 성장률 제고 효과가 더 크다. 실제 올해 1분기 무역수지 흑자는 500억달러에 육박하며 전 분기 대비 증가율이 1%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외화 보유도 충분한 수준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236억달러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그린스펀-기도티, 캡티윤 방식 등 주요 기준을 모두 웃도는 규모다. 가장 보수적인 캡티윤 기준으로도 적정 외환 규모는 380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경상수지 흑자까지 더해지며 외화 유입 기반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1230억달러이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 2000억달러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로 보긴 어렵다. 미국 중앙은행은 통화스와프 체결 대상을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국으로 제한하고 있다. 기축통화로서 달러화

    2026.04.12 17:38
  • 호르무즈 통행세 부과…흔들리는 '페트로 달러'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서 종전(終戰) 기대가 무너짐에 따라 앞으로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는 가운데 제2의 ‘수에즈 모멘트’로 미국과 달러화 위상이 약화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한다.한 달이 넘어가는 이번 전쟁을 평가해 보면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미국의 승리다. 이란의 양대 무기인 탄도미사일과 자폭 드론이 각각 90%, 80% 이상 파괴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맹국과의 관계 괴리, 국제 유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정치적인 면에서는 미국의 패배로 볼 수 있다. 정치적 승리를 중시하는 진정한 의미의 승전국은 이란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제2 수에즈 모멘트 우려가 부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52년 이집트 혁명을 통해 집권한 가말 압델 나세르 대통령은 1956년 7월 전격적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해상로인 수에즈 운하를 국유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 지원국인 영국과 프랑스에 타격을 주기 위한 목적이었다.같은 해 10월 영국과 프랑스는 막강한 군사력을 동원해 이집트를 침공했다. 단 1주일 만에 수에즈 운하를 열었다. 하지만 동맹국인 미국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격분했다. 소련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영국과 프랑스는 수에즈 운하를 이집트에 양도해야 했다. 군사적으로 승리했으나 정치적으로는 패배한 것이다.전쟁사를 보면 하지 말았어야 할 전쟁을 시작한 국가가 패배했을 때 엄청난 후폭풍을 겪는다. 이집트가 수에즈 운하에 통행세를 부과하자 영국과 프랑스 경제는 침체됐

    2026.04.05 18:09
  • 터보퀀트에 대한 오해와 진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모든 산업은 발전하는 과정에서 수시로 터져 나오는 비관론에 직면하곤 한다. 산업조직(IO) 스펙트럼상 초기에는 개별 기업이, 나중에는 해당 기업이 속한 산업에 대한 비관론이 많이 나온다. 주가 등 금융 변수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후자다.3년 전 반도체 기업의 이윤이 급감하자 위기론이 제기됐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문제에 봉착한 테슬라가 이윤 감소 대책으로 추진한 가격 할인 정책마저 실패하자 반도체 위기론은 빙하기가 온다는 극단적인 비관론까지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과감하게 감산을 추진하고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른 수요까지 겹치면서 주가는 네 배 이상 급등했다.AI 비관론은 작년 11월 마이클 버리가 제기한 이후 신생아가 아니라 거인의 위력을 발휘한다는 미첼의 경고대로 잊을 만하면 강도가 더 세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AI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종말론에 이어 가치, 투자, 레버리지, 오너십 등 4개 부문 모두가 지나치다는 의미의 AI 총체적 위기론인 ‘4Os’까지 제기됐다.이번에는 반도체와 AI의 동반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구글이 터보퀀트를 상용화해 AI 모델의 메모리 사용량이 6분의 1로 줄어들면 반도체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반도체 ‘공급 절벽’이 가져올 재앙을 고려해 자체 투자한 AI 기업도 4Os가 본격적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의문부터 제기하면 반도체와 AI의 동반 위기를 가져올 것인데 왜 구글이 터보퀀트를 개발했는가 하는 점이다. 결국 터보퀀트에 대한 증시의 공포는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 간 혼란에서 비롯된 오해다.현재 AI 추론의 걸림돌은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읽어주는

    2026.03.29 18:02
  • 중동 석유 전쟁, 美·中 환율전쟁으로 번지나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서 중국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든 전쟁사에서 전세가 기울어질 때 수세 측이 쓰는 최후의 카드를 보면 의문점이 풀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이란이 불리해지자 최대 접점인 호르무즈해협에 위안화 결제 유조선만 통과시킨 것을 계기로 중국과 이란 간 페트로달러화를 와해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2차 대전 이후 달러 중심의 브레턴우즈(BW) 체제는 미국이 당면한 현안을 해결할 최상의 대안이었다. 미국은 최대 현안이던 쌍둥이 적자를 자본수지 흑자로 메워 국제수지를 관리했고 달러화 발행에 따른 막대한 시뇨리지(화폐 발행 차익)로 구축한 국방력으로 동맹국의 안보를 책임지면서 팍스 아메리카 시대를 펼칠 수 있었다. BW 체제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초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금태환 정지 선언이었다. 세계 교역 증가에 따라 생산량이 제한된 금으로는 달러 가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비슷한 시점에 닉슨 대통령 재선을 위한 아서 번스 의장의 정치화로 미국 중앙은행(Fed)의 독립성이 훼손된 것이 겹치며 BW 체제에 대한 신뢰가 예상보다 빨리 떨어졌다.흔들리던 달러화 위상을 지키려는 차선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고심 끝에 나온 것이 페트로달러화 구상이다. 메커니즘은 BW 체제와 비슷하다. 미국은 막강한 군사력으로 산유국의 안보를 책임지는 대신 산유국은 원유 결제를 달러화로 하는 일종의 옵션 바터제다. BW와 다른 점은 교역국에서 산유국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적용 대상이 축소됐지만 페트로달러화 구상은 성공적이었다. 세계 산업 구조가 원유 과소비형 구조였던 데다 미국이 생산을 자제

    2026.03.22 18:19
  • 마이클 버리의 '韓 증시 종말론' 가능성은 희박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이후 한국 증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워블링(wobbling)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변동성이 심한 장세 이후 덤핑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폭락한다는 하이먼 민스크 이론을 토대로 마이클 버리는 한국 증시의 종말론까지 제기했다.전쟁 이후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심해진 것은 내부 요인보다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주요인이다. 모멘텀과 변동성을 중시하는 상품투자자문사(CTA)의 전략상품은 한국 증시처럼 변동성이 커지면 기계적으로 매도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네거티브 감마 포지션을 구축한 옵션 딜러가 주가가 오를 때는 더 사고 내릴 때는 더 파는 것도 변동성이 커진 요인이다.특정국 증시가 전쟁과 같은 외부 충격을 받았을 때 얼마나 빨리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가는 추격 오차 궤적(TET·tracking error track)으로 판단한다. 펀드 성과를 평가하는 잣대로 잘 알려진 추격 오차는 벤치마크와의 이격도를 말한다. 추격 오차가 낮으면 좋은 펀드, 높으면 나쁜 펀드로 분류한다.TET는 동태 방정식의 일환으로 특정 사건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추격 오차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 수 있다. TET가 높은 추격 오차에서 낮은 추격 오차로 변할 때는 복원력이 강하고 그 반대의 경우는 복원력이 상실된 것을 의미한다. TET로 본 한국 증시의 복원력은 강해 전쟁 직후 4900대로 급락했던 코스피지수가 5500 내외로 회복됐다.글로벌 증시 중 한국 증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미국 증시부터 전쟁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았다. 전쟁 발생 이후 지금까지 S&P500지수 하락폭은 3.5%에 불과하다. 유가불확실성지수(OPU)와 생산성지수(PI) 간 상관계수를 보면 미국은 -0.2에 불과해 주요 국가 중에서는 가

    2026.03.15 18:03
  • 중동전쟁發 '大인플레이션' 우려…부담 커진 중앙은행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지속되면서 ‘대인플레이션(GI·great inflation)’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1차 오일쇼크 당시 아서 번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리처드 닉슨 대통령 재선을 위해 기준금리를 내려 물가를 키웠다는 데서 비롯된 이 용어는 중앙은행이 정치화됐을 때 자주 거론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Fed를 흔들면서 일찍부터 GI 우려가 제기됐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Fed가 독립성을 상실하면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면서 물가가 2040년까지 41%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처럼 국가 채무가 많은 여건에서는 GI 우려에 따라 국채 금리까지 급등해 재정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문제는 최근 상황이 2차 오일쇼크 때보다 안 좋다는 것이다. 지미 카터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교체기와 맞물린 1980년 전후 미국의 통상정책은 자유무역을 지향해 관세가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됐다. 국가 채무비율도 국제통화기금(IMF)의 위험 수위를 크게 밑돌아 재정 위기가 우려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트럼프 정부의 돈로주의식 보호주의로 고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요인이 크다. 국가 채무비율도 100%를 넘어 Fed가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국채 금리는 상승하는 수수께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피벗을 단행한 2024년 9월 이후 기준금리가 1.75%포인트 내렸지만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0.4%포인트 올랐다.정책 처방도 2차 오일쇼크 이후 스태그플레이션을 맞아 레이건 정부는 정책 목표별로 수단을 달리 가져가는 틴베르헌 정리로 대응했다. 통화정책 주무 부서인 Fed는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만 치중했다. 재정정책 주무 부서인 재무부는 아서 래퍼 이론을 토대로

    2026.03.08 18:16
  • '코스피 6000 시대' 증시 정책,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코스피지수가 꿈에서나 그리던 6000선마저 넘어섰다. 지난 1년간 상승률은 단연 세계 1위다. 해외 언론도 한국 증시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직전 ‘3저 혜택’이 집중되면서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을 누린 한국 경제가 주목받은 적이 있지만 증시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지수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우려됐지만 ‘그린 슛’(회복 조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경기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알 수 있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4년 만에 100을 넘어섰다. BSI가 100을 웃돌면 경기가 좋아질 것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시중 자금도 소비적·담보적·기득권 위주에서 생산적·혁신적·포괄적 금융으로 이동하는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 은행 예금과 퇴장했던 뉴 머니가 증시로 유입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부동산에 갇혀 있던 자금도 증시로 들어오고 있다. 마지막까지 버텼던 서학개미의 투자 자금이 돌아오는 리플럭스 조짐 역시 눈에 띈다.2009년 당시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언급한 그린 슛은 엄동설한을 딛고 봄날에 돋아나는 어린싹에 비유해 위기 극복의 가닥이 잡힌 때를 의미한다. 금융위기를 맞은 버냉키 의장은 헬리콥터가 공중에서 물을 뿌리듯 돈을 공급하고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는 비전통적 통화 정책을 추진했다.1년여 전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로 교체됐는데, 이 시점에 우리도 계엄, 탄핵, 정권 교체가 이어지는 위기 상황을 맞았다. 작년 6월 어렵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흐트러진 국민의 관심을 한곳에 모으기 위해 비정상적이라고 할 만큼 숨 가쁘게 증시 정책을 추진했다. 한국 증시와

    2026.03.02 18:02
  • 中 '금융 강국론'에 발목 잡힌 트럼프 '코인 왕국론'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코인 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2018년, 2021년과 다른 것은 이번 코인 가격 하락이 미국에서 비롯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련된 코인일수록 하락폭이 큰 점도 눈에 들어온다.‘트럼프의 저주’로 불리는 이 현상이 왜 일어나고 있을까. 코인 가격 흐름을 보면 단서를 알 수 있다. 1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외친 ‘코인 왕국론’에 편승해 비트코인 가격이 500만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롱테일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작년 7월 지니어스법이 통과된 이후에는 알트코인이 비트코인보다 유망할 것이라는 팻테일 낙관론까지 나왔다.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코인 유포리아 환상이 깨지기 시작한 것은 작년 10월 열린 중국 4중 전회 때다. 2021년 공산당 창설 100주년을 기점으로 ‘모두가 잘 살자’는 샤오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실각설에 시달렸다. 작년 7월에는 장유샤 공산당 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이끄는 군부에 의한 축출설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작년 여름 베이다이허 회의를 통해 극적으로 전기를 마련한 시 주석은 불과 두 달 만에 열린 4중 전회에서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다졌다. 이달 들어선 최대 숙적인 장유샤까지 제거해 1인 독재 체제를 확립했다. 시 주석이 새로 들고나온 것이 금융 강국론이다.시 주석은 2012년 취임 후 팍스 시니카 야망을 구현하기 위해 일대일로와 위안화 국제화 과제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전자는 해외 자원 확보와 항만 인수에 치중해 제2 종속이론이 고개를 들 정도로 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후자도 경상거래 결제 비중 제고에만 치중하면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금융 강국론이 1단계 팍스 시니카 구상의

    2026.02.22 17:42
  • 차기 Fed 의장 워시의 통화정책 어떻게 운용될까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발표됐다. 2019년 이후 제롬 파월 의장과 갈등을 겪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12명의 후보를 놓고 1년 이상 검토해오다 케빈 워시를 지명했다.최대 관심사인 워시 지명자가 Fed 의장으로 취임한 후 통화 정책이 어떻게 운용될 것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Fed 목표에 대한 입장부터 검토할 필요가 있다. 워시는 Fed 이사로 근무할 당시 민감한 사안에 관해선 한 번 더 검토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체크 스윙을 강조했다. 이를 고려하면 양대 책무(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는 유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물가 안정을 달성하는 방안도 독특하다. 대차대조표(B/S)상 양적긴축(QT)을 지속 추진해 기대 인플레이션 심리부터 잡아 금리 체계를 바로 세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한다. 이런 전제 조건을 충족해야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국채금리가 오르는 수수께끼를 막을 수 있다고 봤다.기준금리 인하 후 더욱 불안해질 물가를 어떻게 안정시킬 것인지에 관해서는 수확 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인공지능(AI)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생산할수록 공급 능력이 확대되는 AI가 발전하면 1990년대 후반 ‘고성장 아래 저물가’의 신경제 국면이 재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기준금리를 변경하는 데는 모교인 스탠퍼드대 시절 인연이 있던 존 테일러 교수가 창안한 준칙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를 어떻게 조정해 왔으며 그것이 과연 적절했는지를 사후적으로 검증하는 방법 중 하나가 ‘테일러 준칙’이다.현재 미 기준금리는 테일러 준칙에 따라 도출된 적정 수준보다 높다. 2022년 3월 이후 Fed의 금리 인상이 얼마나

    2026.02.08 17:29
  • 환율에 집중하는 트럼프…'제2 플라자 협정' 체결할까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엔·달러 환율 레이트 체크(rate check),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달러 용인 발언,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강달러 의지, 예정에 없었던 환율 보고서 발표, 케빈 워시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지명….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2년 차를 맞아 불과 열흘 만에 나온 굵직굵직한 환율 관련 조치다. 관세에 집중했던 1년 차 때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국제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노믹스 2.0의 근간인 마이런 시나리오대로 관세 전쟁에 이어 환율전쟁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첫 조치인 레이트 체크는 환율 주무 부서인 미 재무부가 외환시장 개입에 앞서 은행 간 적용 환율을 조사하는 조치다.실제 개입 비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지만 플라자 협정처럼 낙인 효과가 있는 엔·달러 환율을 대상으로 레이트 체크를 하면 확실한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이번에는 일본 국채 금리 급등세가 미 국채로 전이되는 것을 막아 국가부도 위험을 줄이고 대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선행 조치로 보고 있다.일본도 엔화 강세가 절실하다. 저물가에 체질화된 일본 국민에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는 것은 인내할 수 없는 수준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1년 전부터 금리 인상을 통해 잡으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트럼프 정부와 약속한 대미 투자를 이행하고 미국과의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서도 엔화 가치가 절상돼야 하기 때문이다.미국은 현안을 시장에서 풀지 못하면 당사국과의 인위적인 협정을 통해 해결한다. 1980년대 초반 로널드 레이건 정부가 주요 5개국(G5) 간 맺은 플라자 협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엔·달러 환율 레이크 체크를 계기로 제2 플라자

    2026.02.01 17:16
  • 정의선과 현대차 주가…세계가 보는 관점은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국내는 물론 세계 증시에서도 최대 관심사는 현대자동차 주가가 과연 어디까지 오를 것인가 하는 점이다. 2026년 CES 이후 현대차 주가 상승률은 70%로, 세계 증시에 상장된 주요 기업 중에서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텍스트 마이닝 기법으로 현대차에 대한 관심도를 파악할 수 있는 어조지수를 산출해 보면 엔비디아보다 더 높게 나타난다. 세계 자동차 경쟁력 평가와 미국 내 소비자가 뽑은 자동차 순위에서도 1, 2위를 다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자동차 판매 신장률이 계속 높은 것도 이 같은 경쟁력 덕분이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한 평가도 남다르다. 재벌 3세대이긴 하지만 ‘창업자 정신’이 뛰어나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는다. 또한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실현하려는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가보지 않은 길을 택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디지털 진전으로 세계가 사실상 하나의 경제 체제로 연결되고 시장 범위가 전 세계로 확장된 시대에 리스크를 넘어 기대를 실현해낼 경우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큰 이익이 돌아올 수 있다.현대차 주가 상승의 일등 공신은 올초 CES에서 미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테크 기업 1X테크놀로지스와 함께 주목받은 ‘아틀라스’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이후 정 회장이 주도적으로 준비해 온 아틀라스는 인식형, 생성형, 피지컬형으로 이어지는 인공지능(AI) 발전 과정에서 최종 단계로 평가된다. AI산업의 초기 단계에서 선두 주자였던 엔비디아보다도 더 많은 주목을 받는 이유다.산업조직이론에 따르면 기업이 모이면 산업이 되고 산업이 모이면 한 나라의 경제가 된다. 다른 분

    2026.01.25 17:17
  • 코스피 상승률 세계 1위…그 뒤엔 일곱 가지 이유 있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코스피지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작년 상승률이 세계 증시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새해 들어서도 10거래일 만에 600포인트 급등해 4800선마저 돌파했다. 이달 안에 현 정부 목표치인 5000에 무난하게 도달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처럼 빠르게 지수가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첫째, 현 정부의 친(親)증시 정책이 지수 상승 기폭제 역할을 했다. 2024년 말부터 이어진 극심한 정치적 혼란과 작년 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이 맞물리면서 코스피지수는 작년 4월 2300선마저 무너졌다. 그러다 현 정부가 지수 5000 목표를 제시하고 실행에 들어가면서 두 배로 급등했다.둘째, 트럼프 정부의 관세 충격이 예상만큼 크지 않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경제 대공황을 몰고 오지 않겠느냐는 우려까지 나왔지만, 트럼프 관세 부과 이후 지금까지 세계 무역 증가율은 5.8%, 세계 경제 성장률은 3% 내외로 부과 전에 비해 낮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수입 물가 상승 등으로 부메랑 효과가 미국에 집중되는 점을 고려하면 조만간 흐지부지될 확률도 높다.셋째, 미국 경제와 증시가 예상외로 좋은 점이 한국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했다. 미국 경제 성장률은 작년 1분기 -0.6%까지 떨어졌다가 3분기에는 4.3%까지 뛰어올랐다. 미국 증시도 국내 증시에 영향이 큰 인공지능(AI)과 관련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나갔다.넷째, 코스피지수 급등이 친증시 정책일 뿐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받쳐주지 못해 3500선 밑으로 급락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 경제 펀더멘털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인정할 만큼 건전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은 미국보다 낮고 성장률은 작년 3분기 5.2%(같

    2026.01.18 16:49
  • '트럼프 관세' 최종 판결…韓에 어떤 영향 미칠까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미국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하던 상호관세에 대한 연방대법원 최종 판결이 조만간 나온다. 위법과 합법 중 어느 쪽으로 나오든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등 트럼프 관세 피해국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법치주의 원칙대로 판결이 이뤄진다면 위법으로 나올 확률이 높다. IEEPA 발동의 핵심인 비상 요건이 과연 미국 경제에 적용될 수 있느냐는 점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작년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4.3%로 높게 나오자 유례없는 활황이라고 자찬했다. 작년 10월 미국 무역수지 적자는 16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개선됐다.연방대법원 내 보수와 진보 성향 대법관 비율은 6 대 3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다. 1·2심의 위법 판결을 뒤엎고 합법으로 나오면 대법원의 정치화 논쟁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더 우려되는 건 미국 중앙은행(Fed)의 정치화다. 대법원 판결 후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Fed 의장을 지명할 예정이다. 유일한 인선 기준이 자신의 의향을 잘 반영할 수 있는지라면 ‘포스트 제롬 파월’ 체제에서 Fed의 독립성 훼손은 불가피해 보인다. Fed마저 정치화되면 민주주의와 함께 시장 경제도 무너질 위기에 놓일 수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이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미국은 많이 변했다.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은 돈로주의와 보호무역으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독재와 국가 간섭주의로, 불개입과 방어적 국방 원칙은 개입과 공세로, 다양성 포용과 속지주의는 백인 우월 및 속인주의로 지각 변동했다.올해 11월 치러질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신경제학’(boodoo economics) 덫에 걸려 최대 위기에 봉착할 것이란 우려까

    2026.01.11 17:18
  • 中 경제, 잃어버린 10년 우려…美와 AI 경쟁으로 출구 모색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연초부터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상반기 목표 성장률인 5%를 간신히 웃돌았지만 3분기에는 4.6%로 떨어졌다. 지속 성장 여부를 알 수 있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38개월 연속 마이너스 국면이다. 헝다 사태가 터진 지 7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해 완커그룹마저 부도 일보 직전으로 몰렸다.중국처럼 사회주의 국가의 성장 경로는 외연적 단계에서 내연적 단계로 이행한다. 전자는 대약진운동 등을 통해 노동력을 총동원해 앞서가는 선진국을 따라잡는 추격 경로에 해당한다. 최대한 빨리 이 단계를 단축하기 위해 압축 성장하지 않으면 루이스 전환점을 맞아 고도성장이 멈춘다.더 우려되는 것은 후자 단계로의 이행이 지연될수록 전자 단계에서 누적된 부작용, 즉 고임금·고금리·고땅값·고세율·고규제 등 5고(高) 현상이 어느 순간 한꺼번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재임에 들어간 2017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10년째 지속되고 있다. 이러다간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확산하고 있다.시진핑 정부도 이런 점을 의식해 2015년부터 ‘제조업 2025 계획’을 추진했다. 첨단기술 패권의 핵심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당시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과 비교할 때 산업 사이클상 유아기에 불과하던 중국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고려하면 획기적인 발상이었다.도널드 트럼프 집권 1기 출범과 맞물리면서 초기에는 조만간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의 성과도 있었다. 골드만삭스 등은 2040년이 넘어서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

    2026.01.04 18:01
  • 脫법정화폐 전성시대…금·은 고공행진 계속될까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금과 은의 국제 가격이 마침내 트로이온스당 각각 4500달러, 70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자산군별 수익률을 보면 은이 120%로 압도적이다. 다음으로 한국 주식(코스피지수) 75%, 금 70% 순이다. 한국 투자자가 국장(국내 증시)과 금에 투자했다면 올해 큰 수익을 냈을 것이다.금과 은은 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질 때마다 안전자산으로 추천돼왔다. 미국 국채와 달러화 위상이 크게 약해진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최후 보루’(final draw)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였다. 실질 가치가 매장량 한계 등으로 보전돼 있는 점을 들어 인플레이션이 우려될 때마다 헤지 수단으로 선호됐다.올해 금과 은 가격은 지정학적 위험, 인플레이션 여부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올랐다. 세계지정학적지수(WGI)와 금 가격 간 상관계수를 보면 작년 말 0.8에서 올해 들어 0.3 내외로 떨어졌다. 지난 9월 이후 세계물가지수(WPI)와 금 가격 간 상관계수는 아예 마이너스로 전환했다.2011년 미국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종료 이후 금은 트로이온스당 1900달러에서 1060달러, 은은 30달러대에서 14달러대로 폭락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셧다운이 최장기로 길어졌음에도 종료 이후 급등하고 있다. 금과 은 가격이 전쟁과 물가, 국가 부도 여부와 관계없이 오르는 것은 가격 결정 요인에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뉴노멀’이란 말까지 등장할 정도로 금과 은값을 올리는 요인으로는 탈(脫)법정화폐 거래가 우선 꼽힌다. 법정화폐 거래가 활성화되려면 중앙은행의 양대 기능이 확고해야 한다. 하나는 법정화폐 독점 주조권이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다른 하나는 물가 안정 목표가 잘 지켜져야 한다.올해 미국 중앙은행(F

    2025.12.28 18:26
  • 금리 인상한 일본…우에다發 '잃어버린 10년' 우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일본은행(BOJ)이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로 보면 일본이 연 0.75%로 한국의 연 2.5%보다 여전히 낮다. 하지만 국채 금리는 다르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중국을 넘어선 지 오래고 30년 만기도 한국을 웃돌기 시작했다. 일본은 더 이상 저금리 국가가 아니다.일본의 국채 금리 상승 원인은 위험 수위를 넘어선 270%의 국가채무 비율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추세다. 18조엔 규모 긴급 추가경정예산 발표에 이어 내년도 대규모 예산안 편성으로 국채 금리 추가 상승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국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도 올라가거나, 일본처럼 기준금리 인상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을 ‘파월 수수께끼’라고 부른다. 과거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올렸는데도 국채 금리가 떨어지는 ‘그린스펀 수수께끼’에 빗대 만든 용어다. 작년 9월 이후 Fed는 기준금리를 1.75%포인트 내렸지만, 국채 금리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일본에서 파월 수수께끼가 나타나면 기준금리 인상 의도와 전혀 다른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의 기준금리 인상은 엔화 강세를 유도해 물가를 안정시키는 게 목적이다. 자산시장 관점에선 ‘엔 캐리’ 자금 청산을 유발해 증시에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하지만 파월 수수께끼가 나타나면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국가 부담 가중과 엔화 위상 하락이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렸는데도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154엔대에서 157엔대로 급등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되레 엔저가 심화하면 물가는

    2025.12.21 18:36
  • 올 세계 경제 키워드는 '트럼프'…내년은 '재정 위기'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올해 세계 경제의 키워드는 단연 ‘도널드 트럼프’다. 지난 1월 20일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이익을 강조하는 이기주의로 일관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해 온 자유무역 다자 채널을 약화시켰기 때문이다.내년 키워드는 무엇이 될까. 인공지능(AI)과 로봇, 북극 해빙, 이상기후 등 다양하지만 ‘재정 위기’를 꼽는 예측기관이 의외로 많다. 위기는 대부분 금융에서 발생했지만, 재정에서 위기가 올 것이라는 우려는 2011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최근 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재정적자와 국가채무에 시달리고 있다. 주요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보면 중국 310%, 일본 270%에 이어 미국도 110%를 넘어섰다. 한국도 국가채무 비율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더 우려되는 것은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내년도 예산안이다. ‘성장률(g)이 이자율(r)보다 높으면 빚내서 더 써도 좋다’는 토마스 피케티의 공식을 근거로 예산을 팽창적으로 짜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종전에는 재정 건전성이 받쳐주는 고성장 신흥국에서나 가능했던 일이다.주된 요인은 권력욕이 강한 통수권자의 재정 지배다. 가장 두려운 것은 중앙은행을 지배하는 경우다. 올해 미국 중앙은행(Fed)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과정에서 독립성 훼손 문제에 시달렸다. 내년에는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Fed 의장을 비롯해 금리 결정권을 가진 Fed 이사가 친트럼프 인사로 채워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지역 연방은행 총재도 ‘해당 지역 3년 이상 거주’ 족쇄를 채워 간섭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백악관의 Fed 예산 통제권도 강화됐다.

    2025.12.14 17:35
  • 일본은행 新실질금리 산출 방식…엔 캐리 청산 가능성 높이나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올해 마지막 달을 맞아 주요국 중앙은행이 내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를 잇달아 개최한다. 이번주 9일부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다음주 18일부터는 일본은행(BOJ)이 각각 이틀간 회의를 연다.BOJ 회의를 앞두고 일본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10년 만기 금리는 2007년 7월 이후 18년 만에 최고치인 연 1.95%대까지 급등했으며, 조만간 연 2%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장기물인 30년 만기 금리가 연 4%를 돌파할지도 국제금융시장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일본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배경에는 이번 회의에서 공식화할 실질금리 산출 방식 변경이 있다. 그동안 실질금리는 ‘정책금리-소비자물가 상승률’로 계산했지만, 새 방식에서는 정책금리 대신 무담보 콜금리(미국의 경우 연방기금금리)를, 소비자물가 상승률 대신 계절성이 강한 신선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사용한다.최근 무담보 콜금리는 약 0.5%,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 내외다. 새로운 산출 방식대로 계산하면 실질금리는 -2.5% 수준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엔저 정책 유지를 위해 금리 동결을 요청했지만,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시사한 것도 이 때문이다.반면 FOMC에서는 정책금리 인하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정점에 달한 한 달 전 30%대 초반이던 금리 인하 확률은 최근 90% 선으로 치솟았다. 1980년대 이후 시장의 금리 인하 확률이 90%를 넘어서면 미국 중앙은행(Fed)은 이를 수용하는 경향이 강했다.Fed가 내년 차기 의장을 포함해 ‘친트럼프’ 인사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통화정책 방

    2025.12.07 17:22
  • 차기 美 Fed 의장, 韓 증시에 어떤 영향 미칠까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에 누가 지명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내년 5월 끝나는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와 상원 비준 절차 등을 고려하면 Fed 의장은 올해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지명돼야 한다.연초부터 많은 후보가 검토돼 오다 최근 5명으로 압축됐다. Fed 이사인 크리스토퍼 월러와 미셸 보먼, 전 Fed 이사인 케빈 워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인 케빈 해싯 그리고 금융인 릭 라이더다. 유망한 후보로 검토된 스콧 베선트는 재무장관을 유지하는 쪽으로 정리됐다.Fed 의장은 고도의 전문성과 경륜 그리고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취임 후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통화정책은 재정정책보다 두 배 이상 시차가 긴 데다 일반적·보편적 수단인 기준금리 변경은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 간 갈등은 물가가 오르기 시작한 2019년부터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금리를 내릴 것을 요구했지만 파월 의장은 Fed의 1선 목표인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직후 파월 의장 조기 교체를 공언했을 정도로 갈등은 심화했다.작년 5월 마련된 ‘프로젝트 2025’에서는 Fed 개혁과 인사권 장악 방안이 포함돼 있었다. 최악의 경우 Fed 폐지까지 포함돼 충격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금리 결정권을 가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부터 자신의 의지를 반영할 수 있는 인사로 교체해 나갔다.취임 후 지금까지 월러와 보먼 그리고 한시적 성격을 지닌 스티븐 마이런을 주도면밀하게 Fed 이사로 임명했다. 차기 의장까지 친트럼프 성향으로 임명하면 금리 결정권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11.30 17:31
  • 韓·美 증시 '연말 랠리'…세 가지 변수에 달렸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잘나가던 미국 증시가 이달 들어 변동성이 심한 전형적인 워블링 장세를 보이고 있다. 추격 매수하는 포모족와 차익 실현에 나서는 포포족 간 격렬한 싸움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연말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많지만, 올해는 세 가지 핵심 변수가 시장 판세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크다.첫째는 미국 경제성장률의 급락 여부다. 미국은 지난 1분기 -0.6% 역성장한 데 이어 2분기 3.8%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셧다운 장기화로 3분기 성장률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애틀랜타연방은행의 ‘GDP 나우’에 따르면 4.0~4.2%대의 추가 성장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4분기다. 셧다운 종료에 따라 올해 남은 기간 미뤄졌던 재정지출이 집중적으로 집행되더라도 성장률이 2%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만약 한 분기 만에 성장률이 급감할 징후가 뚜렷해진다면 체감 경기는 지표 자체보다 빠르게 나빠질 수 있고, 이는 주식 투자심리에 더욱 큰 충격이 될 수 있다.둘째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금리 조정 방향이다. 지난 9월 FOMC 회의 이후 Fed는 금리 결정의 우선순위를 양대 책무지표보다 ‘거시금융 안정’(금융시장 리스크 관리) 쪽으로 옮겼다. 제롬 파월 의장이 미국 증시를 비이성적인 과열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성장률 급락과 거품 붕괴 우려가 동시에 존재하는 여건에서 금리 인하는 쉽지 않다. 트럼프 진영의 주장대로 두 차례 이상의 대폭 금리 인하(스트롱 컷)를 단행하면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주가가 폭락할 확률이 높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0.25%포인트 수준의 ‘소프트 컷&rsq

    2025.11.23 17:36
  • 갑자기 불거진 AI 거품론…제2 닷컴버블 붕괴 재연?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인공지능(AI) 및 관련 반도체 주가가 ‘거품론’을 계기로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전형적인 ‘워블링 마켓(wobbling market)’의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시스코시스템스의 대폭락’으로 상징되는 닷컴 버블 붕괴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AI와 관련 반도체 주가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끝날 때까지 해로드-도마의 ‘칼날 위를 걸어가는 성장 이론’(knife-edge theory)에 비유됐다. 특정국 경제가 마치 곡예사가 ‘황금률’(잠재 성장률=균형 성장률=실제 성장률)을 힘겹게 타며 성장하듯 신·구 기업가치 평가 잣대의 균형 위에서 고공행진을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작두를 타는 무속인이 균형을 잃으면 큰 상처를 입는다. 현재 AI와 관련 반도체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 30배 내외로 전통적인 잣대로 보면 고평가 국면이다. 하지만 매출액 대비 주가비율(PSR), 무형자산 대비 주가비율(PPR) 등 새 잣대로 보면 미래 가치를 더 많이 반영해 현 평가를 납득할 수 있다.닷컴 버블 당시 주도주 평균 PER은 50배에 달했다. PSR, PPR로 본 미래 잠재 가치도 낮아 고평가를 유지하지 못했다. AI 관련주는 다르다. 성장 사이클로 봐도 닷컴 버블 당시 주도주는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가는 단계였지만 AI 관련주는 이제 막 유아기에서 성장기로 넘어가고 있다.문제는 PSR의 S(매출액), PPR의 P(무형자산)가 ‘벤더 파이낸싱(VF·vendor financing)’으로 의심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VF는 AI 공급업체(엔비디아)가 대준 자금으로 수요업체(오픈AI)가 공급업체의 제품을 사주는 순환거래를 말한다. 공급업체는 매출액, 수요업체는 자본을 유치해 주가가 올라간다. 두 업체의 경

    2025.11.0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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