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의 '과감한 결단'… 56개 계열사 지휘봉 잡은 정의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현대차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정의선
정 부회장, 사실상 그룹 진두지휘
미래전략 수립·신사업 추진
계열사 간 투자 전략 조율 임무도
"정 회장 보좌 역할은 그대로"
경영보폭 더 넓어질 듯
작년부터 글로벌 행보 가속화
"자율차 등 기술개발 속도 붙을 것"
대규모 인사 이어지나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등 감안
연말께 고위 임원 인사 가능성
정 부회장, 사실상 그룹 진두지휘
미래전략 수립·신사업 추진
계열사 간 투자 전략 조율 임무도
"정 회장 보좌 역할은 그대로"
경영보폭 더 넓어질 듯
작년부터 글로벌 행보 가속화
"자율차 등 기술개발 속도 붙을 것"
대규모 인사 이어지나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등 감안
연말께 고위 임원 인사 가능성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 들어 지인들로부터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 실질적 권한과 역할, 책임을 더 줄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자주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4차 산업혁명과 미국 및 중국발(發) 통상 현안 등 급변하는 대내외 변수에 빠르게 대응하고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려면 ‘젊은’ 정 부회장이 앞에 나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정 회장도 고개를 끄덕여왔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은 최근 “현대차그룹을 이끄는 리더십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면 안 된다. 과도기 리스크를 겪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고민을 끝낸 정 회장은 14일 결단을 내리고 그룹 인사담당 임원을 불렀다. 정 부회장을 그룹 총괄수석부회장에 임명한 배경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승계가 언제 이뤄지냐에 상관없이 정 부회장이 정 회장의 자리를 대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정의선
현대차그룹은 이날 정 부회장을 그룹 총괄수석부회장으로 임명했다.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9년 만에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4개사의 등기이사를 맡고 있지만 그동안 현대차 경영에만 관여해왔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정 부회장은 △그룹 미래전략 수립 △계열사 간 투자 조율 △신사업 추진 △통상 문제 등 현안 대응 △그룹 인사 등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주요 현안에 대한 1차 결정 권한과 책임을 정 부회장이 갖게 된다는 의미”라며 “다만 정 회장에게 주요 경영 사항을 보고하고 재가를 받아 실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이 계열사 간 전략 및 투자를 조율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등 56개 계열사 전반의 경영을 직접 챙기고 총괄할 것이란 게 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그룹 기획조정실에 더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1·2·3실 세 곳으로 나뉜 현대차그룹 기조실은 그룹 중장기 전략과 지배구조 개편, 계열사 간 중복 투자 방지 및 조정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인사가 정 부회장의 경영 승계와 맞물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정 부회장의 보좌를 받아 최종적으로 그룹 주요 의사 결정을 하는 구조엔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의 발걸음은 지난해부터 빨라졌다.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터키, 이스라엘, 멕시코, 인도, 유럽 등지를 거의 매달 오가며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지난해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에 맞춰 충칭공장(5공장)을 함께 돌기도 했다. 올 들어선 4년 연속 세계 최대 전자쇼인 CES를 찾았다. 주요 신차 발표회와 굵직한 전시회에도 잇따라 참석하면서 존재감과 위상을 다졌다. 지난 5월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던 지배구조 개편안이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의 반대로 무산됐을 때는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연말 임원 인사 폭 커질 듯
‘총괄수석’이라는 직함을 달게 된 정 부회장의 경영보폭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수소연료전기차(FCEV) 등 미래 자동차와 관련된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혁신기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세계 각국의 혁신기업에 투자하며 글로벌 모빌리티(이동수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정 부회장이 실질적인 인사 권한을 어느 정도 쥐게 되면서 연말에 큰 폭의 임원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룹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으로서 고위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쇄신 인사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그룹 내 부회장 수는 정 부회장을 비롯해 7명이다. 정 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김용환(그룹 기획조정), 윤여철(그룹 노무·국내생산), 양웅철(연구개발총괄), 권문식(연구개발본부장), 우유철(현대제철) 부회장 등이다. 그룹 내 사장급 임원은 그룹 총괄부문과 계열사 대표 등을 합쳐 20여 명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정 회장은 최근 “현대차그룹을 이끄는 리더십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면 안 된다. 과도기 리스크를 겪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고민을 끝낸 정 회장은 14일 결단을 내리고 그룹 인사담당 임원을 불렀다. 정 부회장을 그룹 총괄수석부회장에 임명한 배경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승계가 언제 이뤄지냐에 상관없이 정 부회장이 정 회장의 자리를 대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정의선
현대차그룹은 이날 정 부회장을 그룹 총괄수석부회장으로 임명했다.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9년 만에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4개사의 등기이사를 맡고 있지만 그동안 현대차 경영에만 관여해왔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정 부회장은 △그룹 미래전략 수립 △계열사 간 투자 조율 △신사업 추진 △통상 문제 등 현안 대응 △그룹 인사 등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주요 현안에 대한 1차 결정 권한과 책임을 정 부회장이 갖게 된다는 의미”라며 “다만 정 회장에게 주요 경영 사항을 보고하고 재가를 받아 실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이 계열사 간 전략 및 투자를 조율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등 56개 계열사 전반의 경영을 직접 챙기고 총괄할 것이란 게 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그룹 기획조정실에 더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1·2·3실 세 곳으로 나뉜 현대차그룹 기조실은 그룹 중장기 전략과 지배구조 개편, 계열사 간 중복 투자 방지 및 조정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인사가 정 부회장의 경영 승계와 맞물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정 부회장의 보좌를 받아 최종적으로 그룹 주요 의사 결정을 하는 구조엔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의 발걸음은 지난해부터 빨라졌다.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터키, 이스라엘, 멕시코, 인도, 유럽 등지를 거의 매달 오가며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지난해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에 맞춰 충칭공장(5공장)을 함께 돌기도 했다. 올 들어선 4년 연속 세계 최대 전자쇼인 CES를 찾았다. 주요 신차 발표회와 굵직한 전시회에도 잇따라 참석하면서 존재감과 위상을 다졌다. 지난 5월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던 지배구조 개편안이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의 반대로 무산됐을 때는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연말 임원 인사 폭 커질 듯
‘총괄수석’이라는 직함을 달게 된 정 부회장의 경영보폭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수소연료전기차(FCEV) 등 미래 자동차와 관련된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혁신기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세계 각국의 혁신기업에 투자하며 글로벌 모빌리티(이동수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정 부회장이 실질적인 인사 권한을 어느 정도 쥐게 되면서 연말에 큰 폭의 임원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룹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으로서 고위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쇄신 인사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그룹 내 부회장 수는 정 부회장을 비롯해 7명이다. 정 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김용환(그룹 기획조정), 윤여철(그룹 노무·국내생산), 양웅철(연구개발총괄), 권문식(연구개발본부장), 우유철(현대제철) 부회장 등이다. 그룹 내 사장급 임원은 그룹 총괄부문과 계열사 대표 등을 합쳐 20여 명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