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내외가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함께 창덕궁 후원 부용지 앞에서 담소하고 있다. 창덕궁에서 외국 정상의 환영식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우리 문화를 외국에 홍보하는 차원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정숙 여사, 이리아나 조코 위도도 여사, 문 대통령, 조코 위도도 대통령.
한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국빈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 경제 협력 강화에 나섰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 대국(2억6000만 명)으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 중 경제 규모가 가장 크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新)남방정책의 핵심 국가로 꼽힌다.손경식 CJ그룹 회장은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조코위 대통령을 만나 식품·문화·서비스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손 회장에게 CJ의 문화사업과 바이오 생물자원 분야 제조업 투자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손 회장은 “CJ가 보유한 제조기술과 문화·서비스 사업 등에서 쌓은 역량을 함께 나누는 동시에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화답했다. CJ는 인도네시아에 13억달러(약 1조4700억원)를 투자했다. 사료·축산, 베이커리, 극장, 물류 등의 분야에서 1만4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도 조코위 대통령을 만났다. 두 사람은 이날 만남에서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사업현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로템 등이 인도네시아에서 발전소와 아파트 건설, 경전철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도 이날 조코위 대통령을 면담했다. 황 부회장은 조코위 대통령에게 “롯데는 지속적인 투자와 적극적인 협력 활동 등을 통해 인도네시아와 동반자적 관계를 쌓아왔다”며 “인도네시아 정부가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롯데는 2008년 인도네시아의 대형마트 체인 ‘마크로’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롯데백화점 롯데케미칼 롯데GRS 등 11개 계열사가 현지에 약 9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인니 동반자협의회’의 경제계 의장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조코위 대통령을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과 합작해 연산 300만t 규모의 동남아 최초 일관제철소(쇳물 생산부터 철강 완제품까지 모두 생산하는 제철소)를 2013년 말부터 가동 중이다.대한상공회의소 등 5개 경제단체는 조코위 대통령을 초청해 ‘한·인도네시아 산업협력 포럼’을 열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장인화 포스코 사장, 송치호 LG상사 사장, 조현상 효성 사장 등이 참석해 양국 간 제조업·인프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두산그룹이 엔진 사업(두산인프라코어)과 자바섬 석탄화력발전사업(두산중공업) 참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는 등 15개 협력사업의 MOU가 체결됐다.박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와 함께 기업인들이 마음껏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내년 하반기 ‘한·아세안 CEO 서밋’ 등을 통해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보형/김재후 기자 kph21c@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관계’를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조코위 대통령과는 사람 중심 국정철학과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모두가 잘사는 나라를 구현한다는 국정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며 “양국 간 특별한 전략적 동반관계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협력 방안들을 폭넓고 깊이 논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이번 정상회담은 작년 11월 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에 대한 답방 성격이다. 인구 약 2억6000만 명의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최대 국가로 한국의 경제 지평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인도양 지역으로 넓히려는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의 핵심 협력국으로 꼽힌다.두 정상은 특히 이날 회담을 통해 총 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우선 향후 철도와 역세권 개발, 지능형 교통체계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 컨소시엄은 자카르타 경전철 1단계 구간 건설에 참여 중이며 남은 2, 3단계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양국은 또 경제 발전 기반이 되는 법·제도 구축과 행정역량을 공유하기로 했다. 주로 한국의 인사행정, 전자결제 등의 노하우가 전수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인도네시아 두 국가 간 관광 활성화를 위해 온라인 비자신청 제도 도입 등 비자신청 과정을 간소화하는 데도 뜻을 모았다.이 밖에도 조코위 대통령의 제안으로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젊은 세대 간 교류를 위한 네트워크 프로그램인 ‘영 리더스 다이얼로그’를 신설하고,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등 방산 부문에서도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아울러 문 대통령은 평양 정상회담을 앞두고 조코위 대통령에게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해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정상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창덕궁에서 공식 환영식을 열었다. 외국 정상의 환영식을 창덕궁에서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곳을 환영식 장소로 고른 데는 문 대통령의 역사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영됐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신남방정책 추진에서 ‘핵심 협력국’인 인도네시아를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 기조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문 대통령-조코위, DDP내 쇼핑몰 '깜짝 방문'…조코위 자녀 위한 옷 구매한류관광 체험 성격도…작년 11월엔 인니서 양 정상 '바틱 쇼핑'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한국을 국빈 방한 중인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 부부가 10일 나란히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내 패션몰을 찾았다.특히 DDP는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의 취재 지원을 위한 메인 프레스센터가 열리는 자리여서 이날 방문이 한층 의미를 더했다.이번 방문은 또 한류 붐으로 한국의 '쇼핑 관광' 수요가 점차 커지는 시점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실제로 많이 찾는 쇼핑몰을 두 정상이 함께 찾아 체험을 해봤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이날 청와대에서 만찬을 마치고 DDP로 이동한 양 정상 부부는 우선 LED전구를 활용해 꽃밭 모양으로 연출한 'LED 장미정원'을 찾았다.박삼철 DDP 운영본부장은 "서울에서 가장 밝은 곳이 동대문이다.33개 의류몰과 3만5천개의 상점이 몰려있기 때문"이라며 "의료산업의 규모가 30조원"이라고 소개했다.문 대통령이 "LED에 대해서는 설명을 안해주느냐"고 묻자, 박 본부장은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시민들이 직접 만든 LED 장미 2만5천500송이가 심어져 있다.시민들이 밤에 사진을 찍는 명소"라고 답했다.박 본부장은 그러면서 "이 DDP에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가 설치된다"고 했다.양국 정상은 이어 여성의류 매장으로 이동했으며, 여기서는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조코위 대통령의 딸을 위한 옷 3벌을 13만5천원에 구입했다.이 과정에서 김 여사는 조코위 대통령의 부인 이리아나 위도도 여사에게 옷을 대보며 "따님에게 맞을 것 같나"라고 물어봤고, 문 대통령이 "계산은 내가 해야지"라고 하자 김 여사가 "제가 했습니다"라며 웃었다.남성복 매장에서는 조코위 대통령의 아들을 위한 옷을 문 대통령이 고르면서 "아드님이 좋아할 것 같나"라고 물어보기도 했다.이 곳에서는 조코위 대통령의 아들을 위한 셔츠 두 벌을 6만원에 샀다.조코위 대통령이 "자카르타보다 옷값이 싸서 놀랍다"고 하자, 문 대통령이 상점 주인에게 "특별 가격은 아니지 않나"라고 농담도 건넸다.쇼핑몰을 찾은 시민들이 환호하자 문 대통령은 악수를 하거나 손을 흔들어 화답하고, "인도네시아에서 오신 조코위 대통령이십니다"라고 일일이 소개해주기도 했다.문 대통령은 쇼핑을 마친 뒤에는 조코위 대통령의 손을 잡고서 "오늘 대통령님이 와주셔서 상인들께도 매우 큰 힘이 됐을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관광객도 더 많이 방문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인사를 건넸다.문 대통령은 조코위 대통령 부부가 차량을 타고 숙소로 이동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손을 흔들어 환송했다.양 정상은 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했을 당시에도 인근 마트를 함께 방문, 인도네시아 전통 직물인 '바틱'으로 만든 옷을 파는 가게를 찾은 바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