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최혁 기자
사진 = 최혁 기자
리준 온톨로지(Ontology) 대표(사진)는 무수히 등장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 가운데 소수만 살아남아 구글, 페이스북 같은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려면 로드맵을 준수하고 독창적 코드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톨로지는 상호운용성과 디지털 신원증명 문제를 해결하고 많은 양의 거래를 빠르고 저렴하게 처리하기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리 대표는 다홍페이 네오 대표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 서비스 기업 온체인을 공동창업하기도 했다. 컴퓨터과학과 금융 MBA(경영학석사)를 전공한 리 대표는 중국 금융거래소에서 근무하다 온체인을 설립, 블록체인 산업에 뛰어들었다.

최근 ‘블록페스타 2018’ 참석차 방한한 그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있어 독창성의 중요함을 힘줘 말했다.

리 대표는 비트코인·이더리움 등의 소스코드를 차용한 프로젝트 증가 추세에 대해 “블록체인 산업에서 오픈소스는 필수요소”라고 전제한 뒤 “다만 사람들이 ‘비트코인·이더리움 시스템이 원조’라는 식으로 인식하면 해당 프로젝트는 관심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성공한 기존 프로젝트를 참고하더라도 자체 프로젝트만의 차별화된 독창성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이와 연관해 투자자가 경쟁력 있는 프로젝트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도 귀띔했다. 리 대표는 “비트코인·이더리움 코드를 베끼지 않고 프로젝트가 어떻게 스스로 시스템을 구축했는지 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을 토대로 했다면 남겨진 기록과 합의 방법을 보는 식이다.

오픈소스 기반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보통 깃허브에서 소스코드를 확인·분석할 수 있다. 개발자 커뮤니티인 깃허브에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소스코드를 공개하고 다른 개발자들에게 비판과 조언을 받는다.

프로그램 개발을 배우지 않았다면 소스코드 분석이 어렵다. 리 대표는 “이 경우 깃허브 프로젝트 페이지 처음에 나오는 팀 인터뷰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코드가 어떻게 구성됐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깃허브의) 다른 폴더에 있는 코드는 허술할 수 있으니 충실히 채워졌는지 꼭 크로스체크 해야만 한다”고도 당부했다.

그가 이처럼 코드를 강조하는 것은 온톨로지가 로드맵을 준수했다는 자신감이 그 배경이다. 온톨로지는 지난 6월 메인넷을 런칭했다. 당초 선언한 4년치(2017~2020년) 로드맵 가운데 1년 6개월 분량은 준수한 셈. 이달 안에 처리속도를 2배로 높인 2.0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리 대표는 “실리콘밸리와 유럽 등의 유명 프로젝트 대부분이 로드맵에 비해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1년 넘게 지연된 곳도 있다”며 “퍼블릭 블록체인 중 가장 규모가 큰 편에 속하는 온톨로지는 개발자들의 능력 덕분에 투자자와 약속한 일정을 지켰다”고 자부했다.

연내 온톨로지는 오라클과 스토리지 관련 두 가지 업그레이드와 새로운 모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온톨로지의 레이어 중 하나인 오라클은 P2P(개인간)로 작동하는 데이터 분산 프로토콜이다.

리 대표의 또 다른 목표는 올해 2~3개 산업군에서 온톨로지의 실증 사례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기술적 부분을 넘어 생태계 조성에 공일 들일 계획”이라며 “실제로 작동하는 어플리케이션에 도전하는 다양한 산업군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 단순 기술력뿐 아니라 비즈니스 설계와 운영도 중요해지는 단계까지 올라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20년까지의 로드맵을 모두 예정대로 수행해 온톨로지를 시가 총액 10위 이내의 블록체인으로 키워나가겠다”고 자신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