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4일 결산심사소위를 열고 정부의 2017 회계연도 결산 심사에 착수했다.

예결위 결산심사소위는 이날부터 사흘간 부처별 결산심사를 한 뒤 6일 2017 회계연도 결산을 의결해 전체회의로 넘길 예정이다.

이날 오전 시작된 회의에서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서 대통령비서실이 청와대 특활비로 편성된 19억원을 들여 실시한 여론조사,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국가정보원 특활비 내역 등 2개의 자료를 제출하거나 직접 소명해야만 대통령비서실과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심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국무총리가 특활비를 과감히 줄인다고 해놓고 이번 정부 예산을 보면 9% 줄인다고 했다.

나쁜 관행을 끌고 가겠다는 정부의 뜻이므로 분명히 짚어야 한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오후에는 참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결산심사소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해당 부처의 결산 심사에 들어가기 전에 자료가 공유될 수 있게 신경써달라"고 말했고,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은 "(자료를 제출하는 대신) 설명을 하면 되는 것이고, 지금 우리가 (심사하는 내용에) 그 문제(특활비)와 직결되는 사안이 없다.

진도는 진도대로 나가자"고 야당을 설득했다.

이에 따라 오전에 순서를 바꿔 국회와 국가인권위, 감사원 심사를 일단 마쳤으나, 오후 2시30분 회의 속개 전까지 관련 보고가 이뤄지지 않아 3시간 가량 회의가 열리지 못하는 등 전면 파행 직전까지 몰렸다.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정부가 국정원의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최소 1천억원 가까이 증액해 국회에 제출한 것도 이날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정원 예산은 총 5천609억원으로 편성됐다.

이는 올해 국정원 예산 4천630억원보다 979억원 늘어난 규모다.

국정원 예산은 다른 부처 예산과 달리 해당 상임위인 정보위 심사를 거쳐 예결위에 통보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정부가 늘리겠다고 밝힌 국정원 예산은 2017년도 예산안까지 전액 '특활비' 비목으로 편성돼 있었으나, 문재인정부는 지난해 해당 비목을 폐지하면서 2018년도 예산안에서 '안보비' 비목을 신설했다.

이와 관련, 야당은 국회와 정부의 특활비 감축에 역행하는 예산이라며 감액한다는 방침이다.

정보위 한국당 간사인 이은재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름만 '안보비'로 바꿨지만 결국 특활비랑 똑같은 거 아닌가.

(국정원이 특활비를) 삭감한다고 해놓고 증액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며 "(증액분을) 삭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정원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보기관은 인건비, 시설비, 활동비를 모두 특활비로 해왔기 때문에 많아 보일 수 있다"며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고 과학정보 인프라 시설을 확대하는 등 정보역량 필수 사업이 있어서 증액한 것으로 야당에서 말하는 '대북 퍼주기 예산'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당 결산심사소위 위원들은 ▲ 북한산 석탄 밀반입 ▲ 일자리 대책 사업 ▲ 2017·2018 본예산과 추가경정예산 집행 실태 ▲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및 대입 입시제도 개편 ▲ 신재생에너지 ▲ 신설위원회 예산 집행 실태 등 6가지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를 요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예결위 결산심사 착수… 靑·국정원 특활비 문제로 부분파행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