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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 칼럼] 서머타임과 윈터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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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두현 논설위원
    [천자 칼럼] 서머타임과 윈터타임
    유럽연합(EU)이 현행 ‘서머타임제’를 폐지하거나 수정할 모양이다.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460만 명 중 386만여 명(84%)이 이에 찬성했다고 한다. 유럽의회와 28개 회원국 승인을 받으면 2021년까지 관련 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서머타임(summer time)은 해가 긴 여름에 표준시를 한 시간 앞당기는 것을 뜻한다. 미국에서는 일광절약시간(daylight saving time)이라고 한다. 1784년 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이 제안했다. 낮이 긴 계절에 에너지를 절약하고 경제 활동을 촉진하자는 것이었다.

    처음 시행한 나라는 1차대전 때인 1916년 독일이었고, 미국은 1918년부터 실시했다. 현재 유럽은 3월 마지막 주 일요일부터 10월 마지막 주 일요일까지, 미국은 3월 둘째 주 일요일부터 11월 첫 주 일요일까지 적용하고 있다. 1년 중 거의 8개월이나 되기 때문에 차라리 겨울철에만 ‘윈터타임(winter time)’을 따로 적용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0세기 초만 해도 대부분의 전력이 불을 밝히는 데 쓰였지만, 오늘날은 냉방 등 다른 분야에 많이 쓰인다”며 에너지 절약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국제적인 연동업무에 불리하고 생체리듬 파괴와 업무효율 하락, 의료비 증가까지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서머타임 시행 후 한 달간 수면시간이 40분 줄어들고, 1주일간 사망률이 6.5% 증가했다는 분석도 있다.

    유럽의 수도는 대부분 북위 48도 이북에 있어 하지 무렵에 낮이 밤보다 두 배 이상 길다. 출근을 한 시간 당겨도 큰 문제가 없다. 북위 38도 이남인 서울에서는 낮 시간이 이보다 짧다. 우리나라에서는 미군정의 영향으로 1948년 정부수립 때부터 1960년까지 서머타임을 시행하다 중단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1년간 한시적으로 적용한 뒤 복원했다. 동남아와 중동, 중앙아프리카는 아예 실시한 적이 없거나 있어도 금방 폐지했다.

    유럽연합이 서머타임제를 바꾸려는 것은 기후나 에너지 문제보다 생활 불편 때문이라고 한다. 대부분이 “해마다 두 번이나 시계 시침을 바꾸는 게 번거롭고 시차증(時差症)에 시달리는 것도 싫다”고 응답했다. “서머타임이든 윈터타임이든 다 귀찮으니 지금 시간을 10월에 또 바꾸지 말고 그냥 쓰자”는 의견도 있다.

    인류의 시간 개념은 애초부터 고정된 게 아니라 가변적이었다. 아인슈타인도 시간과 공간이 고착된 게 아니라 구부러져 있다고 했다. 서머타임 도입 때부터 유럽 농부들은 “시간에 관계 없이 해가 뜨면 일어나고 밤이 되면 잔다”며 반대했다. “젖소의 젖이 나오는 때는 시계의 시침과 관계없다”고도 했다. 3년 뒤 유럽 사람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다.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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