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진주만 발언'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31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나고야(名古屋)시내에서 열린 아이치(愛知)현 지방의원 모임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번 정상회담을 했고 전화회담을 반복한 결과 신뢰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관련 보도 내용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만 강조한 것이다.
'진주만 기억' 발언에 놀란 아베 "트럼프와는 신뢰관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아베 총리와 회담할 때 '2차대전 당시 진주만 공습을 잊지 않는다'며 일본의 통상 정책을 비판했다고 지난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베 정권은 이 보도가 다음달 열리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경계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로 '아베 총리가 미국으로부터 얘기를 들으면 저자세가 된다'는 식의 이미지가 퍼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며 정부 내에서는 기사에 등장하는 '일본 정부 당국자'가 누군지에 대한 '범인 찾기'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가 나온 뒤 일본 정부는 당황해하며 서둘러 사실 관계를 부정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보도 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은 같은날 한 강연에서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26차례 전화회담을 했으며 이중 긴 것은 1시간 이상인 것도 있다"며 두 정상의 친근한 관계를 강조했다.
'진주만 기억' 발언에 놀란 아베 "트럼프와는 신뢰관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