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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다국적 백신 회사가 안 알려주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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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예진 바이오헬스부 기자 ace@hankyung.com
    [취재수첩] 다국적 백신 회사가 안 알려주는 것들
    “세계보건기구(WHO)도 4가 독감 백신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9일 사노피파스퇴르가 자사의 독감 백신 제품 ‘박씨그리프테트라’의 임상 결과를 설명하면서 밝힌 내용이다. WHO는 연초마다 올해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 균주를 발표한다. 지난해부터 4가 백신에 들어갈 바이러스 4종을 먼저 언급한 뒤 3가 백신에 포함될 바이러스를 추가로 적시하고 있다. 사노피파스퇴르 관계자는 “WHO의 발표 문구에서도 4가 백신을 우선 권장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 가지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4가 백신이 3가보다 예방 범위가 넓기 때문에 WHO의 권고는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 보건당국인 질병관리본부는 “WHO가 3가 대신 4가를 우선적으로 권고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WHO에 문의했더니 글로벌 백신 제조사들이 4가 백신을 더 많이 생산하고 있어 먼저 언급했을 뿐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 WHO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백신 가이드라인에도 4가 백신이 3가보다 예방 효과가 크다거나 가능하면 4가를 맞으라는 내용은 없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도 3가와 4가 독감 백신에는 우선순위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보건당국이 4가 백신을 권고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국가별, 지역별 백신 공급 상황이 다르고 4가 백신이 3가보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안전성과 유효성 문제도 있다. 최근 개발된 4가 백신은 수십 년간 접종된 3가에 비해 접종자 수가 적고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다. 섣불리 새로운 백신의 우월성을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질본 관계자는 “WHO가 4가 백신을 권고했다면 현재 3가 백신만 접종하는 우리나라 필수예방접종사업은 국제 기준에 반하는 것이 된다”며 “백신 회사들이 각국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음대로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올해부터는 영유아에게도 4가 백신 접종이 가능해지면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무료접종 대상에 4가 백신을 포함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백신 회사들의 마케팅 전략에 휘둘리기보다 경제성과 효용을 따져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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