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입 허가를 받은 다빈치SP는 총 4개였던 기존 제품의 로봇팔을 1개로 줄인 단일공 복강경 수술로봇이다. 다빈치Xi, 다빈치X 등 기존 제품으로 수술할 때 통로가 네 개 필요했다면 다빈치SP는 통로 하나로 충분하다. 인튜이티비서지컬의 목표인 최소침습수술에 한 걸음 더 다가간 셈이다.
글랜 버보소 인튜이티브서지컬 아태 총괄 수석 부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수술 집도의가 포진한 한국에 빨리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더 많은 환자들에게 최소침습수술의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셉 프리들린 인튜이티브서지컬 제품 총괄 매니저는 "멀티 포트였던 기존 제품은 좁고 깊은 수술 부위에 도달하기 다소 불편했고 기구가 움직일 때 서로 부딪힐 위험이 있었다"며 "다빈치SP는 싱글 포트이기 때문에 좁고 깊은 공간에서 시야를 확보하기 쉽고 보다 정교하고 세밀하게 수술할 수 있어 합병증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팔이 하나라 각도를 조절하는 것도 편리해진다. 새로 추가된 '리로케이션 페달(Relocation Pedal)'을 밟으면 로봇팔이 환자 몸 속에 삽입된 채 360도 회전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제품은 로봇팔이 여러 개라 각도를 바꾸려면 로봇팔을 뺀 뒤 다시 집어넣어야 해 번거로웠다"며 "의사가 한층 더 직관적으로 로봇을 제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빈치SP는 다른 4세대 제품과 동일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기존 조종간(콘솔)과 영상 기기로 다빈치SP를 포함한 모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다빈치SP는 외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 기존 제품의 적응증에 그대로 적용된다. 회사 관계자는 "다빈치SP가 기존 제품을 대체한다기보다 제품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이해해달라"고 했다.
신제품 가격은 약 30억원이다. 시스템을 도입하는 병원의 수술 환경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 3월 출시된 미래컴퍼니의 '레보아이'에 대해 글랜 버보소 부사장은 "경쟁사의 등장을 환영한다"며 "더 많은 병원이 우리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2분기 기준 총 4666대의 다빈치 시스템이 각국 의료기관에 도입됐다. 올해 9월 국내 로봇수술 누적 건수는 10만 건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