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지난 28일 방한한 매트 베빈 미국 켄터키 주지사(사진)는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은 결국 사업하기 쉽고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며 “강성 노조와 높은 법인세가 기업을 떠나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베빈 주지사는 2015년 켄터키 주지사에 당선되기 전까지 투자회사와 제조업체를 이끌던 사업가였다. 그는 “사업가 출신 정치인인 만큼 기업의 논리와 언어를 잘 이해하고 있다”며 “규제 혁파는 주지사로서 갖고 있는 사명이자 목표”라고 강조했다.

베빈 주지사는 양복재킷 왼쪽에 빨간색 바탕에 가위가 그려진 배지를 달고 왔다. ‘레드 테이프’라고 불리는 이 표식은 ‘정부의 규제를 잘라낸다’는 의미가 있다. 그는 “2015년 켄터키 주지사에 출마할 당시 ‘켄터키 주정부 규제의 30%를 없애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며 “직접 배지를 만들어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나누어 달고 다니며 규제를 없애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켄터키 주지사로 부임한 이후 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15%가량 낮췄다. 켄터키주로 들어오는 기업에는 세제 혜택을 주고 공장 부지를 싸게 제공했다. 그 결과 지난 2년간 90억달러(약 9조9800억원) 규모의 제조업 신규 투자가 이뤄졌고, 1만6000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생겼다. 자동차 부품업체 디아이씨 등 켄터키주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도 늘고 있다.

베빈 주지사는 이번 방한 기간 투자설명회를 열고 자동차와 항공, 화학산업 등 다양한 업종의 관계자를 만났다. 그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업체가 켄터키주에 관심을 보였다”며 “기업 크기와 투자 규모에 연연하지 않고 함께 커나갈 수 있는 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