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19일 오전 4시15분

서울 용산역세권 개발과 면세점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은 롯데관광개발이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카지노 사업으로 재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인허가 불확실성에 투자자금 조달이 제대로 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이 오는 10월 진행하는 2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이 회사 최대주주인 김기병 회장(지분 43.55%)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마켓인사이트] 롯데관광개발, 제주 복합리조트·카지노로 재기할까
김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이 회사 지분은 82.86%에 달한다. 이들에게 배정된 신주(1449만703주) 1869억원어치는 일반공모 방식으로 투자자들에게 매각할 예정이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투자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중국 루디(녹지)그룹과 합작비율 59.9 대 40.1로 9000억원을 들여 내년 9월까지 제주 노형동에 카지노와 호텔(750실), 쇼핑몰, 전망대 등으로 구성된 복합리조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오는 10월부터 사업비 4680억원을 루디그룹 등에 지급해야 한다. 추가로 복합리조트 인테리어 비용 2413억원도 마련해야 한다. 모두 7093억원에 이르는 사업비와 인테리어 비용을 유상증자 자금과 복합리조트를 담보로 조달한 차입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최근 인수를 결정한 파라다이스 제주롯데 카지노 사업장을 내년 제주드림타워로 옮길 계획이다. 카지노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매장 규모를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제주도 당국이 허가를 해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제주시 한복판에 카지노를 세우는 것을 놓고 제주 시민들의 여론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양기철 제주도 관광국장은 최근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카지노 이전·변경 허가 신청을 상당히 엄격하게 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유상증자가 잘 될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관광개발의 재무구조도 급격히 나빠졌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최종 무산되면서 관련 지분·채권 1080억원가량을 전액 손실로 반영했다. 이 탓에 올 상반기 당기순손실 1101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370.62%로 지난해 말보다 237.62%포인트 높아졌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 13일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기업설명회를 여는 등 외국인 투자자 모집에 적극 나섰다. 유상증자를 주관하는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카지노 사업에 관심 있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많다”며 “제주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은 롯데드림타워에 관광객이 몰릴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 유상증자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