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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자영업 생태계 위기, 미봉책으로 덮을 단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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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569만 명 모두에게 내년 말까지 세무조사를 유예해 주기로 한 국세청 조치가 논란이다. 자영업자에 대한 일괄 세무조사 면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최저임금 급등’ 등으로 생존을 위협받는 영세상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제안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국세청은 청장이 긴급 브리핑에 나서며 이번 조치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정작 자영업자들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폐업률이 90%에 달하는 현실을 무시한 과격한 조치들로 야기된 대혼란을 미봉해보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세무조사를 받는 자영업자는 한 해 5000명 정도로 0.1% 선에 불과하다. 그 5000여 명의 절반가량도 영세상인과는 거리가 먼 임대·유흥사업자 등이다. 특정 테마에 대한 사후 검증 부담을 줄여 준다지만 이 역시 1만여 건 정도다.

    1000원짜리도 카드 결제하고, 현금을 쓸 때도 현금영수증을 받는 소비행태가 많아진 점을 간과했다는 비판이 만만찮다. ‘국민 개세(皆稅)주의’라는 세정의 원칙에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무조사 유예를 특혜처럼 발표하는 행태는 탈피해야 할 후진적 행정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성실 신고’하며 납세 의무를 다해 온 생활인들을 ‘탈세 유혹’으로 몰아넣는 부작용을 양산할 공산이 크다. 국세청 발표 후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세금을 탈루해서 오른 최저임금을 주라는 말이냐”는 불만이 나오는 배경일 것이다.

    자영업 위기는 얼마간의 세금을 깎아준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수술이 필요한데 빨간약 발라주는 것과 같은 대증요법에 의존한다면 사태는 더 꼬일 수밖에 없다. 시혜적인 대책을 남발하기보다 자영업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 엉성한 국세행정 탓에 자영업 시장에서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이 만연해 있다. 오히려 세정을 강화해 무자료업자와 사기성 온라인판매를 철저히 차단하는 일이 시급하다.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근무’ 등은 생산성에 맞는 속도 조절과 맞춤 적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 자영업자들을 ‘을(乙)들끼리의 전쟁’에서 해방시켜 ‘공생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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