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에 정부가 항공운송 면허 유지 결정을 내리면서 시장의 관심이 하반기 항공업계 판도로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면한 진에어는 물론 반사이익을 얻을 티웨이항공 등 다른 항공사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진에어는 1350원(6.22%) 오른 2만3050원에 마감했다. 이날 진에어 주가는 오전 10시께 국토교통부의 ‘면허 유지’ 소식이 전해진 직후 23.96% 치솟았다. 한국거래소가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하는 변동성 완화장치를 발동하기도 했다. 진에어 최대주주인 한진칼(5.59%)과 한진(7.75%) 대한항공(2.40%) 등 한진그룹주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진에어 면허 유지' 진짜 수혜株는 티웨이항공?
증권업계는 진에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당분간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에어는 그동안 면허 취소 우려 때문에 내부통제 규범이 엄격한 기관투자가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실적 대비 과도하게 저평가받았다”며 “기관 자금이 유입되면 주가가 연말 3만5000원대까진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가가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품는 시각도 적지 않다. 국토부가 면허 유지 결정을 내리는 조건으로 일정 기간 신규 노선·항공기 등록 제한 등 제재를 가할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국토부가 지난달 신규 항공기 등록을 제한하면서 3분기 항공기 3대를 추가로 도입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미래에셋대우는 진에어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1270억원에서 1070억원으로 15.4% 낮췄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매년 신규 항공기 도입을 통해 공급을 늘리면 다시 신규 수요가 창출되는 LCC업계에서 새 항공기 도입 차질은 경쟁력 약화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의 진에어 제재 결정으로 진에어와 경쟁하는 다른 LCC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날 티웨이항공(3.30%)과 제주항공(2.92%) 등 다른 LCC 종목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선 내년부터 싱가포르 등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기종을 도입하는 티웨이항공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는 의견이 많다. 엄 연구원은 “장거리 항공기인 보잉 777을 보유한 경쟁상대인 진에어가 추가 항공기 도입과 노선 확충이 당분간 어려워지면 티웨이항공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