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영장 청구에 신중한 특검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성과가 김경수 경남지사 구속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김 지사와 드루킹 등이 잇따라 말을 바꾸면서 특검이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12일 드루킹(김동원·49)과 그를 김 지사에게 처음 소개한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사진)을 소환 조사했다. 송 비서관은 2016년 6월부터 드루킹을 네 차례 만나 강연료 명목으로 200만원을 받았다. 특검이 청와대 인사까지 조사하는 것은 드루킹과 김 지사의 오락가락했던 발언의 진위를 밝혀내기 위한 목적이 크다. 지난 9일 드루킹과 김 지사 간 대질심문에서 드루킹은 2016년 11월 김 지사에게 ‘킹크랩’(댓글 조작 프로그램) 시연회 후 회식비 100만원을 받았다는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김 지사 역시 드루킹 측근 도모 변호사를 위해 센다이총영사직을 제안한 적 없다던 기존 주장을 바꿔 “(센다이 총영사직) 추천은 가능하다고 전했다”고 진술했다. 김 지사는 지난 4월 기자회견에선 “대선 경선(2017년 3월) 전에 드루킹을 처음 만났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2016년부터 수차례 만났다’는 점을 시인했다.

특검은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섣불리 법원에 냈다가 기각될 경우 역풍이 불 것을 우려해 철저한 준비 끝에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도지사 신분이어서 영장 발부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