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투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코넥스 기업들의 코스닥시장 이전상장에 기대를 걸고 신주나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코넥스 기업의 올해 자금조달 금액은 지난해 실적을 넘어서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 기업의 자금조달 금액(납입 기준)은 지난달까지 2012억원(68건)으로 집계됐다. 7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2056억원·89건)와 맞먹는 실적을 냈다.

이달 들어서도 유상증자나 CB를 통한 자금조달이 잇따르고 있다. 전기장비 제조업체인 루켄테크놀러지스는 이날 KB자산운용 펀드를 대상으로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해 20억원을 조달했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말 증자와 CB를 발행해 50억원을 조달한 데 이어 추가로 자금을 유치했다.

게임업체 구름게임즈앤컴퍼니도 오는 10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0억원을 투자받을 예정이다.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체인 디피코는 코넥스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1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를 해 6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했다.

그동안 코넥스 기업들은 자금조달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투자 위험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개장 첫해였던 2013년 136억원에 불과했고 2015년(903억원)까지 한 해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코스닥 이전상장 사례가 잇따르면서 코넥스 투자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사모펀드(PEF)나 코스닥벤처펀드 등도 코넥스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유기 화학물질 제조업체 피엔에이치테크는 코스닥 벤처펀드 자금을 수혈받았다.

‘큰손’ 투자자들도 코넥스 기업의 코스닥 이전상장에 베팅하고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하지만 코스닥 이전상장 기업 수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미 링크제니시스 아시아종묘 등 5곳이 이전상장을 완료했고, 케이엠제약 인산가 지티지웰니스 오파스넷 본느 디지캡 등 6개사는 상장 승인을 받았다. 노브메타파마 나무기술 등 2개사는 상장 심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엔 이전상장에 성공한 기업이 7개사에 불과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