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즉시연금 가입자는 이르면 8월부터 1인당 약 70만원의 미지급 보험금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삼성생명은 금융소비자연맹 등이 공동소송을 제기할 경우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가입자 5만5000명에게 줄 금액을 계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이르면 8월부터 지급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6일 이사회에서 즉시연금 가입자에게 미지급금을 일괄 지급하라는 금융감독원의 권고를 사실상 거부하고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금감원이 일괄 지급을 요구한 즉시연금 미지급 총액은 5만5000건에 4300억원이다. 다만 삼성생명은 사업비 등을 뗀 순보험료에 최저보증이율을 곱하고 준비금을 빼 가입자별로 제시한 금액(최저보증이율 시 예시금액)보다 실제 지급액이 적으면 그 차액은 메워주기로 했다. 지급 규모는 370억원으로 1인당 70만원 정도다. 삼성생명은 차액을 지급할 때 보험금 지급이 늦어진 ‘지연이자’도 함께 주기로 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법적 대응과 관련해 “이사회에서 보험 이론과 보험경영 원칙에 입각해 법적 판단을 받아보기로 했지만 어떻게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입자나 금융소비자연맹 등이 소송을 제기해 올 경우 ‘약관상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입증해 채무부존재 결정을 받아낸다는 방침이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지난 27일 “생명보험사에서 즉시연금에 가입한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를 모아 문제점을 분석하고,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이 타당할 경우 원고단을 결성해 공동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에 이어 미지급금 규모가 큰 한화생명(2만5000건, 850억원)과 교보생명(1만5000건, 700억원)은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화생명은 다음달 10일까지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미지급금 지급 결정에 대한 의견서를 금감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