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으로 에어컨과 공기순환기(서큘레이터) 등 냉방 가전기기 판매가 신기록을 세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 공장에서는 갑자기 늘어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휴무 일정까지 조정하고 있다.

29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에어컨 판매 대수는 최대 26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역대 최대치는 지난해 250만 대였다. 에어컨 판매는 2012년 150만 대에서 이듬해 200만 대로 늘었다가 2014년과 2015년에 150만 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후 220만 대(2016년)로 급상승한 이후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5~6월 낮은 기온과 장마로 인해 에어컨 판매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처럼 보였으나 7월 폭염으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전업체들은 급증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을 감안해 지난해보다 한 달 이른 3월부터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했다. 그러나 주문이 급격하게 늘어 평일 잔업을 추가 편성했다. 지난 2월부터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는 LG전자는 다음달 6~10일 예정된 휴무를 변경해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주문 후 설치까지 평균 5일 정도 걸리고, 재고가 부족한 모델은 10~14일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 고장으로 인한 수리 서비스도 최소 2~3일, 지역에 따라 3주 이상 걸려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컨과 함께 사용하는 서큘레이터 판매량도 큰 폭으로 늘었다. 선풍기 판매 1위 기업인 신일의 올해 서큘레이터 판매량은 35만여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늘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