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차세대 항궤양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불규칙한 식습관과 음주, 흡연, 스트레스 등으로 위장 장애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 때문에 차세대 치료제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국내 항궤양제 시장은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원외 처방액 기준 2013년 7960억원에서 2016년 921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글로벌 항궤양제 시장도 2021년 400억달러(약 45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항궤양제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3세대 PPI(프로톤펌프억제제)는 장기 복용 시 골다공증, 위암, 불임 등의 부작용 위험이 있다.

PPI 제제의 단점을 개선한 차세대 항궤양제는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가 꼽힌다. 기존 치료제보다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고 오래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CJ헬스케어와 대웅제약, 제일약품이 P-CAB를 개발 중이다. CJ헬스케어는 이달 초 판매 승인을 받은 ‘케이켑정’을 연말께 출시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항궤양제 신약 DWP14012의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국내 소화기학회에서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 1상에서 강력한 위산 분비 억제 효과를 확인했고 24시간 위산 분비를 억제해 밤중 위산 역류 증상을 해결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2020년 국내 허가가 목표다.

제일약품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신약 JP-1366의 유럽 임상 1상을 준비 중이다. 국내 임상 1상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역류성 식도염 환자 대상 효능 확인을 위한 임상 2상 시험도 진행한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위해 연내 유럽 임상 허가를 받을 계획”이라며 “P-CAB 약물이 항궤양제 치료제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