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법인세 인하와 재정지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이 2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리 인상과 글로벌 무역전쟁 여파에도 미국 기업들은 거침없이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美 IT·제조 대기업, 거침없는 호황… 2분기도 '어닝 서프라이즈'
톰슨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18일(현지시간)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48개 기업의 이익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5.3%, 매출증가율은 10.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톰슨로이터와 팩트셋 등 시장조사 기관들은 S&P500 기업의 평균 이익증가율을 20% 내외로, 매출증가율은 8% 수준으로 예상했다.

실적을 먼저 발표한 48개 기업의 실적 호조세가 이어진다면 2분기 이익증가율은 1분기의 24.8%를 웃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데이비드 오렐리오 톰슨로이터 기업실적 담당자는 “(실적 발표 시즌) 초기에 고무적인 결과가 나오는 게 감세 효과만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하다”며 “시장의 기대 수준이 높았음에도 기업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우량 기업들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모건스탠리는 2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39% 급증한 24억4000만달러의 이익을 올렸다. 미국 주식시장 호황과 금리 변동폭이 커진 덕에 주식과 채권 트레이딩 부문에서 수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IBM도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 늘어난 200억달러로 예상치 198억5000만달러를 웃돌았다. 클라우드 서비스, 빅데이터 분석, 사이버 보안 등의 신사업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며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은 47억달러로 전년 대비 20%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세스나 비즈니스 제트기와 벨 헬리콥터를 비롯해 산업기계, 섬유 등을 생산하는 복합 제조업체 텍스트론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6%가량 늘어난 2억2400만달러의 이익을 냈다. 개인·기업용 소형 제트기와 프로펠러 항공기 판매가 지난해 2분기 79대에서 올해 95대로 늘어나는 등 경기 호황 혜택을 봤다.

무역전쟁 여파로 실적이 주춤한 기업도 있다. 미국 1위 알루미늄 생산 기업인 알코아는 이날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35억~37억달러에서 30억~32억달러로 낮췄다.

알코아 관계자는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자재에 관세가 붙어 생산비가 올라 손실을 입었고,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제품 판매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이날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완만한 속도로 고용이 증가하고 경기 확장세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제조업체들이 수입 관세 인상으로 앞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