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뤄펑 화웨이 일본 연구센터 기술협력부 본부장이 18일 자사의 기술 혁신과 사업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배태웅 기자
궈뤄펑 화웨이 일본 연구센터 기술협력부 본부장이 18일 자사의 기술 혁신과 사업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배태웅 기자
세계 1위 통신장비 업체 중국 화웨이가 한국 내 스마트폰 분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기술 협력에 나선다. 통신장비사업에 비해 뒤처지는 스마트폰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는 18일 서울 강남구 디캠프(창업보육기관)에서 한국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기술혁신 세미나를 열었다. 이틀 일정의 행사를 통해 19개 스타트업과 개별 미팅을 거쳐 투자할 기업도 선발할 계획이다. 애초 5개 스타트업을 초청했으나 투자 대상을 폭넓게 물색하려고 19개사로 늘렸다는 후문이다.

화웨이는 이날 한국 스타트업과의 협업 진행 요건과 화웨이가 연구 중인 최신 기술을 설명했다. 행사에는 중국 선전의 화웨이 연구개발(R&D)센터 수석부사장을 비롯한 연구 실무진 18명이 참석했다.

화웨이가 이번에 주요 협력 파트너로 고려하는 스타트업은 주로 스마트폰과 관련된 기술을 보유한 곳이다.

궈뤄펑 화웨이 일본 연구센터 기술협력부 본부장은 “한국에서 인공지능(AI), 이미지 프로세싱, 카메라, 배터리, 증강현실(AR), 센서 등의 기술을 갖춘 기업을 찾고 있다”며 “한국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이 많아 화웨이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웨이는 지난해에만 138억달러(약 15조6188억원) 등 2008년부터 총 608억달러(약 68조8256억원)를 연구개발 분야에 쏟아부었다”며 “한국에서도 기술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행사장에는 스타트업 관계자를 비롯해 한국 대기업 직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화웨이와 개별 미팅을 거친 한 웨어러블 기기 스타트업 대표는 “화웨이에서 우리가 개발한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며 “먼저 협력을 제안해 놀라웠다”고 말했다.

한국화웨이는 지난 9일 ‘화웨이 노바 라이트 2’를 한국 내 첫 번째 자급제 스마트폰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20만원대의 저가폰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장악하고 있는 한국 내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 업체가 진입하기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런 만큼 한국 스타트업과의 기술 협력은 스마트폰 경쟁력을 강화할 토대가 될 수 있다.

화웨이는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관심을 두고 ‘우군’을 확보해왔다. 2015년 디캠프와 협력해 스타트업 행사 ‘테크크런치 상하이 2015’에 한국 스타트업 9개사를 초청, 중국 벤처투자사와 연결했다. 지난달 열린 ‘상하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는 숀 멍 한국화웨이 대표가 한국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내년 3월 한국이 세계 처음으로 도입할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