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탄도미사일 대응이 가능한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할 차세대 레이더 공동 개발에 나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일 양국이 일본 기업의 반도체 기술을 활용해 현재보다 두 배나 넓은 반경 1000㎞ 이상을 탐지할 수 있는 차세대 첨단 레이더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계획에 들어갔다고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북한 위협에 대비하는 한편 군비 증강에 열을 올리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미사일 방위망을 강화하려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미사일 요격 시스템의 핵심인 레이더 개발을 미국과 같이하면서 동맹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일 양국은 5~10년 뒤 양산체제를 목표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차세대 레이더 개발은 질화칼륨(GaN) 기반의 고출력 반도체 소자를 사용하는 미쓰비시(三菱)전기 등의 레이더 관련 기술에 관심을 가진 미국 측이 먼저 타진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소개했다. 기존의 반도체 소자와 비교해 출력이 크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더 광범위한 탐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지스함에 차세대 레이더가 탑재되면 한반도 전역과 중국 동부 해안까지 탐지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지스 시스템은 미국의 첨단 기술을 집대성한 것”이라며 “이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레이더 개발에 일본이 참여하는 것은 미국과 안전보장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공동 개발이 이뤄지면 2014년 일본 정부가 기존 ‘무기 수출 3원칙’을 완화해 ‘방위력 장비 3원칙’을 새롭게 제정한 이후 첫 무기 공동개발 사례가 된다. 일본은 방위력 장비 3원칙을 통해 국가 안전보장에 도움이 되는 조건을 충족하면 무기 수출과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