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저우 인타이쇼핑몰 1층에 자리한 홈타임스(家時代·자스다이). 일본 생활용품 잡화점인 무인양품 매장 바로 옆에 비슷한 규모로 자리하고 있는 이 브랜드는 알리바바가 선보인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생활용품과 가구 등을 거품을 뺀 가격에 판매한다.

얼굴만 대면 결제 끝… 無人 유통시대 열렸다
매장이 330㎡ 규모인데도 직원은 2~3명뿐이다. 계산대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스피드 게이트’라 불리는 출구가 있다. 수건과 볼펜 등 몇 가지 물건을 골라 계산대 앞으로 다가가자 음성 안내가 흘러나왔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 중 알리바바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를 켜자 출구 문이 열렸다. 알리페이 앱에는 실시간으로 구매한 내역과 빠져나간 금액이 적힌 전자 영수증이 바로 찍힌다.

중국은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텐센트의 위챗페이 등 모바일 결제 시스템으로 무인유통 시대를 이끌고 있다. 과일을 파는 노점상들이 현금을 받지 않고 QR코드 인식기만 들고 다니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알리페이는 물건을 들고 지나가면 자동 결제되는 시스템에 이어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도 상용화하고 있다. 알리페이의 안면인식 결제는 알리페이에 가입하면서 신분증 사진 정보와 현재 얼굴 사진을 등록하면 이용할 수 있다. 무인 주문기기 키오스크가 곳곳에 설치돼 있어 구입하려는 물건을 대고 얼굴을 스캔하면 지갑이나 스마트폰 없이 결제할 수 있다. 실제 안면인식과 결제까지 10초 이내의 시간이 걸렸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안면인식 정확도가 99.6%에 달해 인간의 눈으로 식별하는 정확도를 능가한다”며 “3차원(3D) 적외선 심도 카메라와 바이오 알고리즘으로 채집한 정보로 도용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이 성공한 것은 중국이 카드 결제 단계를 거치지 않고 현금에서 바로 모바일로 넘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OTRA 칭다오 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무인판매 업체의 거래액은 389억4000만위안(약 6조8000억원)에 달했다. 2022년에는 305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인 기술은 중국 유통업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징둥그룹은 스마트 워치를 착용한 소비자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다니는 ‘스마트 카트’를 개발해 일부 신선식품 매장에 적용했다. 징둥그룹이 운영하는 신선식품 매장 세븐프레시의 주더후 총괄책임자는 “아이 한두 명을 데리고 쇼핑하러 온 소비자들은 카트를 끌고 다니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 같은 기술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항저우·베이징=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