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표 흑맥주 기네스는 존 길로이의 출생 120주년을 기념해 ‘기네스 길로이 에디션’을 출시했다. 길로이는 위트 있고 귀여운 동물 시리즈로 1930~196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기네스의 광고를 만든 아티스트다. 이 패키지는 길로이의 독창적이고 친근한 캐릭터가 흰색 패키지와 어우러져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디아지오코리아, 흑맥주 '기네스 길로이 한정판' 출시
◆흑맥주 200주년 길로이 한정판

길로이 패키지는 기네스의 ‘완벽한 밸런스’를 의미하는 ‘투칸(큰부리새)’, 풍부한 크리미 헤드를 표현한 ‘미소짓는 파인트’, 균형 잡힌 맥주를 나타내는 ‘거북이’ 캐릭터 등 총 3가지로 구성돼 있다.

인기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투칸(큰부리새)은 아마존의 보석으로 불리는 새다. 몸 길이의 절반에 가까운 길고 뾰족한 부리가 특징이다. 몸의 균형을 잡는 방법에 대해 많은 과학자의 연구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기네스의 완벽한 균형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등장했다. 기네스를 판매하는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2016년 출시해 2주 만에 ‘완판’된 기네스 1798 한정판처럼 이번 한정판에 대한 관심도 많다”며 “‘홈술족(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과 나들이족, 개인소장을 원하는 기네스 마니아들이 많이 구입한다”고 말했다.

기네스는 흑맥주를 미국으로 처음 수출한 지 200년을 기념하고 길로이의 출생 1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7년 10월 미국에서 ‘기네스 길로이 에디션’을 출시했다. 길로이 에디션은 영국, 호주에 이어 지난 5월 한국에서도 한정판으로 출시됐다. 국내에선 전국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머그컵을 포함한 8캔 패키지는 이마트에서만 살 수 있다.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한 캔에 3700원(440mL).

◆‘놀라운 균형감’ 표현한 광고

길로이는 “1898년에 태어나 기네스에 의해 기억됨(born 1898 kept alive by Guinness)”이란 말을 남겼을 정도로 기네스와 인연이 깊다. 1928년부터 1960년대까지 그가 제작한 대표적인 기네스 광고 캠페인 ‘활력을 주는 기네스(Guinness For Strength)’ ‘마이 굿네스, 마이 기네스(My Goodness, My Guinness)’는 아직도 광고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기존의 맥주 광고 캠페인과 달리 기네스 흑맥주의 묵직함과 균형감을 위트 있게 표현했다고 기네스는 설명했다.

활력을 주는 기네스 시리즈에서 길로이는 기네스를 마시고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커다란 대들보를 지고 가는 일꾼, 말 대신 무거운 수레를 끄는 남자 등을 담아냈다. 광고 역사상 가장 오래 이어진 캠페인인 ‘마이 굿네스, 마이 기네스’는 길로이가 서커스에서 바다사자의 묘기를 본 뒤 만들었다. 길로이는 자신의 캐리커처를 활용해 사육사 캐릭터를 만들어 동물 시리즈 안에 등장시켰다. 기네스와 맥주가 담긴 유리잔까지 먹어버리는 타조, 부리 가득 병을 물고 있는 펠리컨, 뛰어다니는 사자와 도벽이 있는 곰을 포함해 악어, 캥거루, 펭귄, 투칸 등이 있다.

◆기네스 광고의 숨은 뜻

길로이 광고 중 가장 유명한 투칸은 새 이름이다. 처음에는 투칸이 아닌 펠리컨으로 디자인됐다. 이후 ‘you can’과 비슷한 발음을 활용한 말장난과 함께 투칸을 활용한 광고가 만들어졌다. 눈에 띄게 화려한 색깔의 커다란 부리를 가진 투칸은 기네스 맥주의 완벽한 밸런스를 의미한다.

미소 짓는 파인트는 정치 경제적으로 불확실하던 1930년대 영국에 희망을 주는 낙관주의의 상징으로 소개됐다. 유머를 추구하는 길로이의 방식대로 평범한 파인트 이미지에 기네스만의 ‘크리미 헤드’를 웃는 얼굴을 한 거품으로 표현했다. 1960년대까지 꾸준히 기네스 광고로 사용됐다.

이후 기네스 파인트 한 잔을 등에 이고 기어가는 거북이가 등장하는 ‘지칠 땐 기네스를 드세요’ 광고가 탄생한다. ‘토끼와 거북이’ 우화에서 모티브를 딴 이 광고는 거북이가 엉금엉금 기네스를 지고 가는 모습을 통해 기네스의 단단한 크리미 헤드의 특징과 기네스가 균형 잡힌 맥주라는 점을 중의적으로 표현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