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안이 통과되자 “박근혜 정부도 못 했던 노동법 개악을 문재인 정부가 자행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총파업 투쟁을 예고했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 탈퇴 의사를 밝혔다.

민주노총은 25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최저임금 개악 저지 총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1996년 정리해고법, 2006년 비정규직법, 2010년 노조법 개악에 이어 문재인 정부는 사상 최악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날치기로 처리했다”고 비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새벽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 수당 일부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민주노총은 “상당수 저임금 노동자가 식대, 숙박비, 교통비를 지급받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에 복리후생비를 넣은 건 치명적인 문제”라며 “환노위는 연소득 2500만원 안팎의 저임금 노동자는 산입범위가 확대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노동자들은 모두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도 성명서를 내고 “최저임금제도에 대한 사형 선고며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대한 폐기 선언”이라고 했다. 한국노총은 “대기업은 앞으로 몇 년간 최저임금이 올라도 기본급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며 “노동자의 호주머니를 털어 재벌 대기업에 가져다줌으로써 한국 사회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한국노총 소속 최저임금위 근로자 위원 4명은 전원 위원직을 사퇴하기로 했다.

노·정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는 가운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이어 최저임금위도 파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법정시한(6월28일)은 한 달 정도 남았다. 앞서 민주노총은 국회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논의에 반발해 노사정대표자 회의, 경제사회노동위 등 모든 사회적 대화 기구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