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이 ‘신(新)경제냉전’을 주제로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연 ‘2018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허인 국민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윤경은 KB증권 사장, 임재택 한양증권 사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 등 경제계와 금융계 리더를 비롯해 일반 직장인, 대학생 등 500명이 넘는 참석자가 몰렸다.

제이컵 루 전 미국 재무부 장관, 대니 로드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 야오양 중국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장 등 글로벌 석학들로부터 미·중 간 무역보복을 신호탄으로 벌어지고 있는 경제적 냉전 시대의 해법을 찾기 위해서다. 송재조 한국경제TV 사장은 개회사에서 “연초부터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아 이를 극복할 방안을 올해 컨퍼런스 주제로 잡았다”며 “이번 컨퍼런스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메가트렌드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석학들의 강연이 한국이 직면한 경제 현안을 풀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손경식 회장은 “트럼프 정부가 여러 보호무역 정책을 펼치면서 무역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타격을 입고 있다”며 “루 전 장관의 강연은 앞으로의 경영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용우 대표는 “미·중 간 통상 분쟁은 아직 새로운 질서가 형성이 안 돼 벌어진 일”이라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질서가 생기고 균형을 찾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통상정책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청중 가운데 반도체 회사를 운영하는 한 참석자는 “중국 정부는 공정무역을 내세우면서도 자국 업체들에 각종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말하는 공정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야오양 원장은 “무역정책과 산업정책은 다르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기본 견해”라며 “중국 공무원 대부분은 아직 중국이 보호받아야 할 개발도상국이라고 생각해 산업정책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축사에서 “글로벌 무역 마찰 확대는 성장세에 오른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며 “무역 갈등의 근본 원인인 배타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 경제의 포용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