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샌드위치 체인 서브웨이의 수전 그레코 최고경영자(CEO)가 창업 50여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지난 수년간 미국에서 수백 개 매장을 폐쇄하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다. 공동 창업자인 친오빠 프레드 들루카가 2015년 사망하자 CEO를 넘겨받은 그레코가 사임하면서 서브웨이 경영은 창업자 남매의 손을 떠나게 됐다.

서브웨이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그레코 CEO가 오는 6월30일 사임하고, 트레버 헤인스 사업개발총괄이 CEO 대행을 맡는다고 밝혔다. 그레코는 퇴임 후 고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서브웨이는 1965년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자본금 1000달러로 개업한 작은 샌드위치 가게가 전신이다. 당시 들루카와 그레코 남매는 각각 15세와 7세였다. 그레코는 창업 후 CEO를 맡아온 오빠 들루카가 2015년 백혈병으로 사망한 뒤 CEO를 맡았다. 그레코는 퇴임 성명에서 “서브웨이는 7세 때부터 내 인생의 일부였다”며 “회사를 사랑하며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이제는 나에게 인생의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레코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서브웨이의 실적 부진으로 압박을 받아 왔다. 전 세계 패스트푸드 체인으로는 가장 많은 112개국, 4만4000여 개의 매장을 보유했지만 맥도날드를 비롯해 경쟁사에 밀렸다.

시장 분석업체 테크노믹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지난해 매출이 3.4% 늘어난 반면 서브웨이는 4.4% 감소했다. 서브웨이는 작년 미국에서 800개 이상의 점포를 폐쇄한 데 이어 올해도 500여 개 매장을 추가로 닫겠다고 밝혔다. 한국과 영국, 멕시코, 독일 등 글로벌 매장은 1000여 개 늘릴 계획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