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쓰는 렌털시장 '쑥쑥'… 코웨이·SK매직, 최대 실적
코웨이 SK매직 등 국내 생활가전 렌털업체가 1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미세먼지 여파로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 환경가전 제품을 빌려 쓰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환경가전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도 매출 증가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경가전은 필터를 제때 제대로 교체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직접 사는 것보다 전문가가 주기적으로 방문해 관리해주는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는 이유다.

◆코웨이, 1분기 렌털 최대 판매

국내 1위 렌털업체 코웨이는 올해 1분기 매출 6478억원, 영업이익 1313억원의 실적을 냈다. 1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6.2%, 영업익은 8.6% 늘었다. 렌털 판매량도 사상 최대 수준이었다. 1분기 국내 37만7000대, 해외 포함 46만 대를 팔았다. 국내 렌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 2012년과 비교해서는 약 30% 증가했다.

빌려쓰는 렌털시장 '쑥쑥'… 코웨이·SK매직, 최대 실적
코웨이 관계자는 “경쟁사가 늘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우려에도 1분기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며 “미세먼지 여파로 공기청정기 정수기 매트리스 등 환경가전 렌털 판매가 늘었다”고 밝혔다. 1분기 매트리스 렌털 판매는 3만3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1% 증가했다.

SK매직도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매출 1446억원, 영업이익 6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1178억원)에 비해 23% 늘었다. SK매직은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에 누적 렌털 계정이 증가해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렌털업계는 2분기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분기는 생활가전 성수기다. 봄철에 결혼하거나 이사 또는 집을 새단장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코웨이는 2분기 새로운 렌털제품인 의류청정기와 정수기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코웨이가 올초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에서 공개한 의류청정기 FWSS는 의류를 살균 탈취하는 기존 의류관리기에 청정기 기능을 더한 제품이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관리기에 넣은 의류뿐만 아니라 옷방에 있는 의류 전체를 관리할 수 있다.

◆한류 부는 동남아 시장 열려

이 같은 렌털 시장 호황 이면에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가구 가전 등을 꼭 소유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렌털업체 실적은 계속 좋아질 전망이다. 렌털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 영향으로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 관리 필요성이 높은 환경가전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매트리스 건조기 의류관리기 전기레인지 등 렌털 품목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도 열리고 있다. 코웨이 청호나이스 쿠쿠홈시스 등은 한류가 인기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석호 청호나이스 사장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의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성공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면 정수기 등 환경가전 시장이 열린다는 얘기다. 한국도 1990년대 들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가 넘어서자 정수기 시장이 열렸다.

코웨이의 1분기 말레이시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했다. 말레이시아 계정 수는 70만80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47% 늘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