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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의 비밀] 남북정상회담서 입은 '김정은의 인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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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018년 4월27일 오전 9시28분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측 공식 수행원들과 함께 판문각 계단을 걸어내려옵니다. 판문각에서 도보로 이동한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최고 지도자 중 처음으로 '분단의 상징'인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측 영토에 섰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악수하는 모습은 '역사적인 만남'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두 정상의 만남에 전 세계의 눈길이 집중된 만큼 두 정상의 패션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이번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택한 패션은 줄무늬가 있는 검은색 인민복입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생소한 이 옷은 주름이나 장식을 배제한 단순한 디자인으로 윗옷에 4개의 주머니가 있고, 주로 어두운 계열의 옷감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김정은이 자주 입고 나오는 이 인민복은 북한에서 주민들도 많이 입는 대중화된 옷입니다. 최근에는 인민복 대신 여러 현대적인 옷을 입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1970년대까지는 '천리마시대와 사회주의 생활양식'이라는 명목으로 많은 주민들이 이 옷을 배급받아 입고 다녔습니다.

    인민복은 북한 고유의 복식은 아닙니다. '레닌복', '중산복', '마오복' 등으로도 불리는 이 옷은 과거 중국과 소련에서도 많이 입었던 옷입니다.

    이 옷은 19세기말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학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청 왕조 붕괴 후 1912년 신해혁명으로 중화민국 임시정부의 초대 총통으로 선출된 쑨원이 고안했다고 전해집니다. 쑨원은 봉건적인 의복제도를 폐지하고자 중국 전통 복식에서 서양의 남성복을 응용해 이 옷을 만들었고, 쑨원의 호 '중산'을 따 '중산복'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중산복을 입은 마오저둥, 저우언라이, 덩샤오핑. 사진=바이두
    중산복을 입은 마오저둥, 저우언라이, 덩샤오핑. 사진=바이두
    1960년대 중국 청년들이 입은 인민복. 사진=바이두
    1960년대 중국 청년들이 입은 인민복. 사진=바이두
    공식 석상에서 쑨원이 이 옷을 즐겨 입으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후로는 '중국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과 레닌 등 같은 사회주의 노선을 걷는 지도자들이 많이 입었습니다.

    신중국 건립 이후 이 옷은 대중화되기 시작합니다. 특히 중국이 1976년까지 10년간 주도했던 극좌 사회주의운동인 '문화대혁명' 시기를 거치면서 남녀노소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평상복으로 널리 착용해 '인민복', '혁명복'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후 1980년대 개혁개방 정책이 진행되면서 시골을 제외한 대도시에서는 점차 사라졌으나 여전히 중국의 지도자들은 이 옷을 자주 착용합니다.

    '개혁·개방 설계사' 덩샤오핑부터 현재의 시진핑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예복으로 착용하고 있고, 북한에서도 수트를 즐겨 입는 김정은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제외하고 김정일, 김정은 위원장은 자주 이 옷을 입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특히 국제 무대에선 인민복을 즐겨 입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을 만날 때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를 평양에서 맞을 때도 이 차림이었죠.

    외교가에서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세계적 추세에 따른 양복을 택하기를 바랬지만, 여전히 김정은은 인민복을 입고 나타났습니다. 정상외교에서의 복장은 곧 외교적 메시지를 뜻합니다. 인민복은 곧 사회주의 상징으로 풀이되고 있는데요, 세습을 통해 독특한 '북한식 사회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지도자의 의중이 담긴 패션으로 보입니다. '인민복 체제'가 만들어나갈 새로운 북한은 어떤 모습일까요?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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