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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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이라크전 직후 방탄조끼를 입고 시장 개척에 앞장섰던 바그다드무역관장의 ‘시장 개척 정신’을 되살리겠다.”

권평오 신임 KOTRA 사장(사진)은 2일 서울 염곡동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부단한 혁신으로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글로벌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다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권 사장은 KOTRA 직원들이 단기 성과에 안주하면서 과거의 개척정신을 잃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와 유관기관은 물론 고객마저 KOTRA의 문턱이 여전히 높다고 한다”며 “‘이카루스의 역설’처럼 환경이 변했는데도 과거의 성공에 취해 날개가 녹아 추락하는 것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KOTRA다움’을 찾기 위한 혁신 방향을 발표했다. 4대 핵심 정책 과제로는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 △글로벌 일자리 창출 △수출 품목과 시장 다변화 △새로운 해외 진출 기회 발굴 등을 꼽았다. 매년 5000개 중소 수출기업을 발굴하고 2만 개 글로벌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기존 고객서비스본부는 중소·중견기업지원본부로 개편한다. 24곳 운영 중인 해외취업 지원 무역관을 50곳으로 늘리고, 해외창업 지원 거점 무역관도 새로 지정할 예정이다. 고객과 현장 중심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본사 인력을 10% 감축해 해외와 지방에 배치하고, 신입사원은 입사 후 지방지원단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권 사장은 “멈칫하다 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고객과 정부의 불만은 더 커질 것”이라며 “큰 비중을 차지하는 행사성 사업은 민간에 위탁하고 고객의 해외시장 진출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