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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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닥지수가 형님격인 코스피지수보다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 5일에는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코스닥벤처펀드 출시가 예정돼 있어 코스닥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코스닥 투자비중을 35%로 늘린 코스닥벤처펀드 출시로 정책 관련 기대가 재점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실제로 지수를 끌어올리는 힘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주(3월26~29일) 코스닥은 4.37% 상승해 코스피 상승률(0.81%) 웃돌았다. 3월 월간으로도 1.04% 올라 코스피(0.37%)보다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팔자'를 나타낸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닥시장에서는 2657억원, 4708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상대강도 또한 2월 변동성 구간 이후 점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며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를 앞두고 코스닥시장 활성화 기대감이 다시금 확대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자산의 15%를 벤처기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전환사채(CB)를 포함한 신주에 투자하고, 자산의 35%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인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해당조건에 부합하면 펀드는 코스닥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펀드 가입자는 최대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있다.

이에 코스닥벤처펀드가 코스닥시장에 대한 개인과 기관투자가의 관심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0개 공·사모 운용사의 코스닥벤처펀드 100여개가 다음달 5일 동시에 출시될 예정"이라며 "코스닥시장 활성화와 벤처·스타트업 모험자본 투자 생태계 조성을 겨냥한 정부당국의 강력한 정책의지, 공모주 우선배정 특혜가 갖는 실질적 이점은 코스닥 벤처펀드의 시장 파급력을 지지하는 긍정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코스닥벤처펀드의 운용전략 등을 고려하면 단기 영향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는 "공모주 우선 배정 요건을 맞추기 위해 운용사는 주식뿐 아니라 CB 등 메자닌 채권에 투자해도 된다"며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벤처기업 주식보다 메자닌 채권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 설정액이 1조원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코스닥벤처펀드가 코스닥 벤처기업 수급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벤처펀드의 취지가 벤처기업 투자란 점을 고려하면 바이오주들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한 상황에서 (펀드가) 전체 코스닥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단기적인 효과는 크지 않겠지만 정부정책의 통일성 측면에서 투자심리에 긍정적이고 중장기적으로는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초점]코스피보다 약진한 코스닥…벤처펀드가 힘 실을까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