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덕후 마케팅'… 단일품목 전문매장 늘린다
한 분야에 미칠 정도로 빠진 사람을 ‘덕후’라고 부른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선 전문가 못지 않은 지식을 자랑한다. 또,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

롯데백화점이 앞으로 이런 덕후 소비문화를 겨냥해 전문 매장을 늘린다고 18일 발표했다. 올해 봄·여름 매장을 정기 개편하면서 단일 품목 전문 매장인 ‘원 아이템 온리(One Item Only)’ 매장을 여럿 선보이기로 했다. 다양한 상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편집 매장과 달리 단일품목 전문매장은 한 가지 품목만 주력으로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6일 남성 전용 캐시미어 전문매장인 ‘캐시미어 하우스’(사진)를 전남 광주점 7층에 열었다. 남성 패션 시장이 커지면서 의류소재를 따지는 남성이 늘어나는 데 주목해 이 매장을 기획했다.

29일에는 부산본점 4층에 모나미에서 출시하는 모든 펜을 판매하는 ‘모나미 콘셉트 스토어’를 업계 최초로 연다. 문구 덕후를 집중 겨냥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30일에는 서울 소공동 본점에 꽃 전문 매장인 ‘플라트’가 문을 연다. 평소 꽃을 즐기는 마니아들이 주요 타깃이다. 골프 마니아를 겨냥해선 골프화 전문매장인 ‘골프 슈 갤러리’를 다음달 6일 서울 잠실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4층에 연다. 150개 이상 품목 골프화만 모아놨다.

롯데백화점은 앞서 니트 전문 자체브랜드(PB) 매장인 ‘유닛(UNIT)’, 양말 전문 매장 ‘보타(VOTTA)’, 셔츠 전문 매장 ‘맨잇셔츠(Man It Shirts)’ 등 단일품목 전문매장을 선보였다. 2015년 출시한 니트 전문 매장 유닛은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전년 대비 매출이 400%와 75% 뛰었다. 롯데백화점이 청량리점은 작년 9월 5층에 보타를 입점하고 나서 해당 층 남성 엘포인트 회원이 30% 늘었다. 백화점에서 남성 회원은 여성 회원에 비해 잘 늘지 않는다는 점에 비춰보면 상당한 성과라는 게 백화점 측 설명이다.

정동혁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은 “유닛 보타 맨잇셔츠 등 매장을 운영하며 단일품목 매장의 시장성을 확인했다”며 “덕후 문화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아 이들 소비자를 위한 매장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