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커피코리아 임직원들이 서울 소공동 스타벅스 본사 지원센터에서 직원 수 1만3000명 돌파를 기념했다.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임직원들이 서울 소공동 스타벅스 본사 지원센터에서 직원 수 1만3000명 돌파를 기념했다.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벚꽃 향기가 느껴지는 체리블라썸 시리즈, 22일 만에 100만 잔 팔린 슈크림라떼, 누구나 하나쯤 갖고 싶어 하는 텀블러.

스타벅스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개성 있는 제품 리스트다. 이들 제품의 최고책임자는 ‘카테고리 총괄’ 박현숙 부장이다. 음료팀, 푸드팀, 디자인팀, MD팀(텀블러 등 굿즈 담당)을 모두 관장한다. 핵심 중의 핵심이다. 1974년생인 그는 바리스타로 입사해 서울종로지역 점장, 지역매니저를 거쳐 다른 나라에서도 벤치마킹하는 스타벅스코리아 카테고리 총괄 자리에 올랐다.

박 부장의 길을 걷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이 스타벅스로 몰려들고 있다. 직원 수가 지난 2월 말 1만3000명을 넘어섰다. 기회를 주는 기업문화가 성장과 고용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기회-성장-고용창출의 선순환

정규직 1만3000명 고용한 '커피제국' 스타벅스
스타벅스코리아는 1999년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냈다. 직원 40명으로 시작했다. 19년 만에 직원은 325배 늘었다. 이들 직원은 모두 정규직이다. 평균연령은 해마다 바뀌지만 26~29세 사이를 오간다.

‘젊은 기업’ 스타벅스는 최근 5년간 집중적으로 고용을 늘렸다. 작년에만 2200명을 채용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고용인원은 4800명으로 300인 이상 전체 기업 중 2위에 올랐다.

그냥 젊은이들만 고용한 것은 아니다. 경력이 단절됐던 전직 스타벅스 여성 관리자들을 직장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리턴맘제도를 통해 113명이 정규직 시간선택제 부점장으로 일하고 있다. 리턴맘 바리스타는 주 5일, 하루 4시간씩 근무하면서 상여금, 성과급, 학자금 지원 등 다양한 복리 후생 혜택도 받는다. 장애인 고용률도 3.2%나 된다. 스타벅스 측은 “장애인 파트너 46명이 중간관리직 이상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고용창출은 성장과 함께 이뤄졌다. 스타벅스는 2016년 국내 커피업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매장 수는 현재 1150개에 달한다. 2014년 초 600개였던 매장 수는 4년 만인 2017년 말 1141개로 급증했다.

◆커피제국이 고용의 산실로

커피제국 스타벅스가 한국에서는 고용의 산실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용증가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는 기회다. 연령, 성별, 학력,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다. 또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특별한 기회를 준다. 대학 학자금을 전액 지원한다. 학점은 B 이상을 받아야 하는 조건이 있다. 2016년 시작한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직원은 383명이다.

또 다른 기회는 본사 직원이 되는 것이다. 박 부장처럼 매장에서 근무하다 본사 직원이 돼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다. 300명 정도 되는 본사 직원 가운데 80%는 매장에서 뽑았다.

10여 년간 대표로 일하며 폭발적 성장을 이끈 이석구 대표는 이를 가능케 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이 대표는 “수평적 조직이 될 때 자유로운 아이디어 교환이 가능하고, 편견 없이 기회를 나눠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회는 차별 없는 곳에서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래서 직급을 없앴다. 모두 파트너이며, 닉네임을 부른다. 스타벅스 직원들은 이 대표를 “SK님”이라고 부른다.

스타벅스의 고용 증가는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에서도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줬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 대표는 “서비스와 유통업에서도 제조업 못지않은 의미있는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학력과 나이, 성별에 따른 차별이 없는 고용을 계속 늘려가겠다”고 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