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호주 광산 업체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전기차 핵심소재인 리튬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가 미래 신성장사업인 에너지 소재부문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는 호주 광산개발 기업인 필바라의 지분 4.75%와 이와 비슷한 규모의 전환사채를 약 135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포스코는 이 기업의 3대 주주가 된다. 포스코는 또 이 회사와 연간 최대 24만t의 리튬 정광(1차 가공한 광석)을 장기 구매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필바라는 호주 서부지역의 ‘필강구라’ 리튬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리튬 정광을 연 30만t 생산해 앞으로 80만t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11월 필바라의 리튬광산을 방문해 양사 간 사업협력 추진을 진두지휘했다.

포스코는 이번 계약을 통해 2020년부터 연산 3만t 규모의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을 생산해 양극재를 만드는 포스코ESM, 중국 합작법인 포스코-화유코발트, 2차전지 제작업체인 삼성SDI, LG화학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그동안 한국은 세계적인 2차전지 생산국임에도 불구하고 리튬을 전량 수입했다. 리튬은 고용량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성질이 있어 스마트폰과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소재로 쓰인다. 포스코는 리튬을 추출하는 독자 기술 개발에 들어간 지 7년 만인 지난해 양산(연산 2500t)에 성공했다. 리튬 사업은 권 회장이 2010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원장으로 재임할 때부터 신성장 아이템으로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광산을 통한 리튬 확보 외에도 남미지역 자연염수나 폐기된 2차전지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리튬 생산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