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은 잡았지만…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6일 국회의장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왼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손은 잡았지만…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6일 국회의장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왼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원내대표가 26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정례회동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지난 19일 3당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지 1주일 만에 또다시 전면 중단의 위기에 처했다. 2월 임시국회가 별 성과 없이 끝나면 3월 임시국회 소집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의장 “손에 쥔 것 없는 2월 국회”

정 의장은 이날 “2월 임시국회가 28일로 끝나는데, 아직 손에 쥔 것이 없어서 참 걱정”이라며 “일용할 양식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여야 원내대표가 특별히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2월 임시국회를 시작했는데 성과를 못 내고 있다”며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북한 김영철의 방남 문제를 거론하며 분위기를 급랭시켰다. 그는 “김영철을 ‘개구멍’이 아니라 군사작전도로까지 열어주며 빼돌려서 초호화 호텔에 국빈급으로 모시는 작태에 서글픔을 느낀다”며 “긴급 현안질의를 하기 위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국회 출석을 요구했지만 여당은 수용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국회가 제대로 된 국회냐, 문재인 대통령을 위한 국회냐”고 반문했다.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야당을 탄압하고, 여당 원내대표는 야당을 무시하고 있다”며 “정말 할복이라도 하고 싶은 제1야당 원내대표의 심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국회가 무력화된 단초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제공했다”며 “무조건 반대하든 말든 갈 길을 가겠다고 하면서 무슨 대승적 협조를 얘기하냐”고 지적했다. 한국당을 겨냥해선 “한국당의 행태에도 동의할 수 없다. 강 대 강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날 회동은 비공개로 전환한 뒤에도 중간중간 고성이 오간 끝에 아무런 합의 없이 1시간여 만에 끝났다.

◆김성태 ‘특단 조치’ 엄포도

김성태 원내대표는 회동장을 떠나며 “임 비서실장이 끝까지 국회의 긴급 현안질의에 응하지 않으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국회 보이콧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날 상임위원회 가운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는 열렸지만 국회 운영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는 취소됐다.

2월 임시국회가 28일 마지막 본회의를 남겨두고 있지만 법안심사 소위와 법사위가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하면 ‘빈손 국회’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우 원내대표는 “2월 국회에서 (정상적인 지방선거를 위해) 공직선거법을 꼭 통과시켜야 하고, 상가임대차 보호법,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특별법 등 민생법안도 산적해 있다”며 “지난해 말 서로 약속한 물관리일원화 문제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섭단체 간 개헌 관련 협의 정상화도 촉구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3월의 경우 셋째주에 한 주간 상임위를 열도록 국회법에 규정한 만큼 상임위 법안 심사 후 ‘원포인트’ 본회의를 소집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김소현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