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결국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철수한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조정 협상이 결렬되자 내부적으로 철수 방침을 정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12일 "롯데면세점의 1터미널 철수는 기정사실이며 인천공항공사에 조만간 공식 통보할 것으로 안다"며 "롯데가 지급해야 하는 임대료 수준이 높아 현 상태에서 영업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의 인천공항점 철수설은 지난해 9월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자 롯데면세점은 임대료 인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인천공항 사업권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는 수차례 협상에서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롯데면세점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공항면세점 임대계약과 관련한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협상도 사실상 중단됐다.

롯데면세점은 2001년 3월 인천공항 개항 이후 17년간 영업을 해왔다.

최근 계약으로 롯데면세점은 2015년 9월부터 2020년까지 8월까지 약 4조1천억원의 임대료를 납부하게 돼 있다.

롯데는 5년 계약 기간 가운데 3∼5년차(2017년 9월∼2020년 8월)에 전체 임대료의 약 75%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4년차와 5년차에는 연간 1조원 이상을 내야 한다.

계약에 따르면 롯데는 사업 기간의 절반에 해당하는 2월 말에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1터미널서 철수키로… 공식 통보만 남아
큰 틀에서 철수는 결정됐지만, 세부적으로는 인천공항공사와의 협의 절차가 남아있다.

관건은 롯데면세점이 1터미널에서 일부 매장만 철수할지 여부다.

현재 롯데는 현재 1터미널 4개 구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향수·화장품, 주류·담배, 피혁·패션 매장과 전 품목을 판매하는 탑승동 매장이다.

1터미널에서 일부 철수할 경우 향수·화장품, 주류·담배 판매 구역을 남길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지난 입찰에서 지나친 '베팅'을 했다가 철수에 이르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롯데는 입찰 당시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중국인 관광객 매출 등에 맞춰 임대료를 측정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중국인 단체관광객 입국이 끊기면서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서울 시내면세점 급증 등 사업 환경도 악화해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조9천8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으며, 지난해 2분기에는 298억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철수와 관련해 최종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며 "다만 현재 상태로는 영업이 어려운 만큼 조만간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