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이프가드는 소비자 이익 감소시킨 결정"
“모든 무역 이슈는 국가 간 승전국과 패전국이 아니라 한 나라 안에 승자와 패자를 동시에 발생시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테리 밀러 국제무역경제센터 소장(사진)은 지난 9일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는 미국 동종 산업의 이익을 위해 미국 소비자의 이익을 낮추는 결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더 비싼 세탁기를 사야 하는 불이익을 놓고 미 정치권에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밀러 소장은 그러나 “세이프가드라는 하나의 이슈를 한·미 관계 문제로 일반화해선 안 된다”며 “미국의 세탁기 수입 문제는 단기적이고 지엽적인 것인 데 반해 양국은 안보전략적으로, 경제적으로 폭넓은 공동의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한국 정부와 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경제적인 이슈는 마찰일 뿐 위기가 절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미 무역 관계는 50년 넘게 탄탄했던 만큼 지금의 통상 마찰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밀러 소장은 한·미 무역 마찰과 북한 핵문제 대응법을 둘러싼 한·미 양국의 이견을 연계하는 일각의 관점도 부정했다. 그는 “북한 문제와 무역은 완전히 별개 이슈”라며 “북한 문제는 국민의 안보와 안전에 관한 최우선 문제로, 미국은 절대로 북한 문제를 한·미 간 경제적 사안으로 대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