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급등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7일까지 7.76% 하락했던 한국 증시가 8일 반등에 성공했다. 상승 마감하긴 했지만 코스피지수가 오전 한때 0.13% 떨어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7일까지 10.47% 내린 코스닥지수는 이날 4% 넘게 급등하며 장중 한때 사이드카(선물시장 급등락이 현물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막기 위해 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조치)가 발동됐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수가 올랐다고 성급하게 매수에 동참하기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주력할 때”라고 말했다.
재테크 화두로 떠오른 '변동성 대응'… "내수주·회사채·부동산펀드 등 관심 가질 만"
◆롤러코스터 같은 증시

이날 코스피지수는 11.06포인트(0.46%) 오른 2404.62에 마감했다.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오전 한때 하락 반전하며 24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이후로도 상승폭이 커졌다 줄어들었다를 반복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옵션만기일을 맞아 기관투자가가 3482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는 각각 2436억원, 884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도 출렁거렸다. 하락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31.98포인트(3.85%) 오른 861.94에 장을 마쳤다.

“두 시장이 모두 반등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섣불리 저가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지켜봐야 할 시기”라며 “다음달 열리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날 때까지는 증시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내수주, 저평가 중소형주 등 변동성이 작은 저베타주 비중을 늘려 수익률을 지키는 데 주력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신·전기가스·의류·유통 등 내수주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변동성이 큰 코스닥 제약·바이오주는 피해야 할 시기”라고 했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쏠리는 시선

증시 상승기에 한동안 인기가 떨어졌던 중위험·중수익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DGB금융지주가 1500억원 규모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을 발행하기 위해 지난달 31일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304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지난달 22일 DGB금융지주의 자회사인 대구은행이 1000억원어치 코코본드를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도 2500억원의 ‘사자’ 주문이 들어왔다. 이들 회사채는 증권사 리테일 점포 등에서 이날부터 팔리기 시작했다. 발행금리는 연 4.4%대로 현재 최고 연 2% 수준인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다.

비교적 안정적인 부동산, 인프라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간접투자 상품도 투자해볼 만한 상품으로 꼽힌다.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미국계 자산운용사 누빈에셋매니지먼트와 손잡고 에너지, 유틸리티(수도·전기·가스), 유료도로 사업을 하는 기업의 우선주나 채권에 투자하는 ‘한화글로벌 리얼에셋펀드’를 내놨다. 연 5% 안팎의 이자(쿠폰)를 지급하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장은 “2주에 한 번씩 특판 형태로 파는 사모 실물펀드는 자산가들이 예약을 걸어두고 출시되자마자 쓸어담고 있다”며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베타

개별 주식, 업종 등의 수익률이 시장 전체 등락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가를 나타내는 수치. 1보다 작을수록 기준이 되는 지수보다 변동폭이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영연/김대훈/김진성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