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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의원입법에 페이고-규제영향평가제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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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국회 1년8개월 동안 발의된 의원입법안이 1만 건을 넘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어제까지 접수된 1만1294건 중 의원입법안이 1만164건에 달했다. 정부 발의 659건보다 월등히 많다. 임기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는데도 18대(1만1191건) 전체보다 많고, 19대(1만5444건)에 육박한다.

    이런 법안의 상당수가 규제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게 큰 문제다. 대통령 직속의 규제개혁위원회 분석에 따르면 20대 국회의 의원입법 중 1310건이 각종 규제 법안이다. 국회가 ‘규제의 산실’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우리 국회의 입법권은 너무 강해서 부작용이 심각하다. 개별 의원들이 너무도 쉽게 법을 만들 수 있는 것이 문제의 시작이다. 정부가 법을 만들려면 부처협의, 당정협의, 입법예고, 공청회,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친 뒤 국회로 넘어간다. 이에 비해 의원입법은 입안, 법제실 검토, 비용추계만으로 상임위원회에 간다.

    비용 계산도 정부입법에는 ‘예산비용 추계서’와 ‘재원조달 방안’ 제출이 의무화돼 있지만, 의원입법은 국회 예산정책처의 비용추계서 첨부만으로 가능하다. 공청회도 의원입법에서는 필수절차가 아니다. 국회법에는 ‘제정법안 및 전부 개정법안에 대해서는 공청회 또는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상임위 의결로 생략할 수 있다’는 단서가 있다. 20대 국회 들어 이 규정에 따라 공청회를 연 법안은 5%밖에 안 된다. 이런데도 의원입법에는 견제장치가 마땅찮다.

    국회 입법권 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최소한 ‘규제영향평가’와 ‘비용계산’은 반드시 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입법에는 다 있는 절차다. 의원입법에 재원조달 방안을 포함하도록 하는 ‘페이고(pay-go)법안’은 이미 제안된 것도 있지만 1년 반째 진전이 없다. “국회 입법권을 침해한다”는 게 반대 논리다.

    의원들이 법 내용도 모른 채 ‘품앗이’ 하듯 법을 마구 만들며 입법 건수를 의정활동의 성과인 양 내놓는 게 문제다. 국회의 법만능주의와 무분별한 규제입법을 그대로 둔 채로는 정부의 규제개혁 노력도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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