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기업인 제쳐놓고 말로만 만드는 일자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ICT·바이오의약 일자리 창출 여지 커
'제조업 얽어매기'식 족쇄 채우지 말고
규제혁파로 이들 기업 의욕 북돋워야
이만우 < 고려대 교수·경영학 >
'제조업 얽어매기'식 족쇄 채우지 말고
규제혁파로 이들 기업 의욕 북돋워야
이만우 < 고려대 교수·경영학 >
![[다산 칼럼] 기업인 제쳐놓고 말로만 만드는 일자리](https://img.hankyung.com/photo/201801/07.14230535.1.jpg)
‘대기업 혼내기’보다는 일자리가 다급하다. 제조업은 생산성과 괴리된 임금체계 때문에 고용 창출이 제한적이다. 규제혁파를 통한 정보통신기술(ICT) 활성화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스콧 갤러웨이 미국 뉴욕대 교수는 4차 산업시대를 선도할 ‘넷(The Four)’으로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을 주목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넥슨 김정주, 다음카카오 김범수, 네이버 이해진, 엔씨소프트 김택진 등 자수성가 ICT 개척자들이 뛰어야 한다. 이들에게도 ‘제조업 얽어매기’ 같은 족쇄를 채우면 정말 끝장이다.
ADVERTISEMENT
대기업 출자 규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더욱 강화됐다. 신규 순환출자 금지로 합병과 분할 절차도 복잡해졌다.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 공정거래위원회의 출자정리 규모가 너무 작았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늘리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산식(算式) 자체가 모호하고 국제적 비교사례도 없어 타당성을 따지기조차 민망하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는 식의 자의적 규제는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일자리 지옥’을 심화시킨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대박으로 벌어들인 돈을 자사주 매입 소각에 대거 투입해 발행 주식 수를 줄였지만 이론적으로 올라야 할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순현재가치(NPV)를 증가시킬 투자를 모두 채택해야 기업가치가 극대화된다. 그러나 출자규제 때문에 이의 실행이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예측이다. 삼성전자가 포기한 투자를 정부의 바람대로 중소기업이 모두 채택해 성공하면 좋으련만 기업역량과 자금코스트를 감안하면 불가능한 일이다. 우량 대기업이 차선의 투자는 포기하고 고수익 투자만 유지하면 내부수익률은 상승하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일자리가 줄어든다.
ADVERTISEMENT
바이오와 ICT는 개발단계 창의력이 핵심 동력이다. 개발자는 자금조달 단계에서 경영권을 잃을 위험을 걱정한다. 삼성이 특수목적 펀드를 조성해 주식 매수옵션을 부여하는 바이오에피스 방식으로 ICT와 바이오 개발기업의 의욕을 북돋을 필요가 있다. 3세 경영의 출발선에 있는 삼성이 국내 개발기업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효과적으로 선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만우 < 고려대 교수·경영학 leemm@korea.ac.kr >
ADVERTISEMENT
ADVERTISEMENT